[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줄사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자진해서 사의를 밝혔지만 산업부에서도 몇몇 산하 기관에 용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차례 연임을 하면서 이명박 정권 내내 가스공사 수장을 맡았던 주 사장은 지난 15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가운데 처음으로 자진 사의를 표명했다. 다른 정부부처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달아 사의를 밝힌 데 이어 산업부 산하 기관에서도 임기 만료 이전 용퇴를 결심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주 사장은 공식 자료를 통해 "더 큰 대한민국과 희망의 새 시대를 위해 사의를 표한다"며 "모든 절차는 임명권자와 주무부처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주 사장의 임기는 10월까지였다. 그는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전형적인 'MB맨'으로 꼽혔다.
하지만 주 사장 외에도 산업부 산하 기관장 가운데 물러날 의사를 전달한 곳은 몇몇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원한 한 공기업 고위 관계자는 "직접 (그만두라는) 전화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기업 고위 임원은 "최근 산업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면서 "주 사장 사퇴 소식 이후에는 더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6월에 나오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산업부 산하 기관장 교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 사장과 몇몇 산하 기관장의 사의로 인해 상징성 있는 기관장의 용퇴도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미 임기가 지난 김문덕 한국서부발전 사장과 다음 달이면 임기가 끝나는 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을 비롯해 현대건설 출신이라는 이유로 주 사장과 함께 'MB맨'으로 엮인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이 용퇴 대상으로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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