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오아시스' 역할 제대로 하게 하자는 정지완 코스닥협회장
코스닥 지수 555선 넘어, 시총 최고치
그래도 자금조달 많이 부족해
상반기중 상속세법 개정 건의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코스닥시장에서 기관투자가 비중이 9%까지 늘었습니다. 코스닥펀드는 물론 시장을 더욱 활성화해 회원사들이 마음 놓고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코스닥지수 555 돌파, 시가총액 역대 최고치 경신. 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달성한 기록들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중소기업 정부를 표방하면서 코스닥시장에 훈풍이 불어온 덕분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파라다이스와 인터플렉스 등 우량기업 두 곳이 코스닥시장에 안녕을 고했고, 올해 사업보고서 마감 후 21개 기업이 퇴출되는 등 시장은 여전히 생채기 투성이다. 분위기는 고무적이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축하 난으로 가득한 집무실에서 정지완 코스닥협회장을 만났다. 수많은 난초들은 임원만 7년 했을 정도로 깊은 그와 코스닥협회의 인연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 회장은 반도체 소재업체인 솔브레인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코스닥협회 운영과 솔브레인 경영을 함께하다 보니 수면시간이 하루 5시간 미만으로 줄어 한참 피곤할 테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코스닥이 살아야 중소기업이 산다= “1986년에 오퍼상(무역중개상)으로 시작해 기업을 키워나가면서 코스닥시장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009년 증시를 통해 조달했던 600억원이 없었다면 회사가 현재처럼 성장하는 데 무리가 있었을 겁니다.”
그가 코스닥시장을 만난 것은 2000년. '테크노무역' 설립을 통해 자기 사업을 시작한 지 14년 만이었다. 조그마한 오퍼상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코스닥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당시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이 없었다면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들 정도로 경쟁력 있는 '히든챔피언기업' 솔브레인은 찾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정 회장은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수이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자본시장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며 “지난해 코스닥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이 3000억원에 그쳤는데 올해는 기관투자가 유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먼저 코스닥펀드 활성화에 앞장 설 계획이다. 코스닥협회가 유일한 코스닥 상장 증권사인 이트레이드증권 등과 손잡고 만든 코스닥전용펀드 'LS코스닥밸류증권투자신탁 1호'는 에프앤가이드 기준 1년 수익률이 15.70%로 국내주식형펀드(-2.96%)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설정액은 30억원에 못 미쳐 자투리 펀드로 청산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정 회장은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물론 솔브레인 차원에서도 이달 중 코스닥펀드에 가입할 예정이다. 또 코스닥펀드에 각종 세제혜택을 마련하고 신규 펀드 조성시 코스닥기업 편입 의무화를 위해 발로 뛸 계획이다. 중소형주가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홍보한다면 기관투자가 자금 유입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코스닥시장 내 기관투자가 비중이 3%대였던 과거에 비하면 올해는 9%까지 급증해 분위기가 좋다”며 “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책을 펴는 만큼 시장이 좋아져 펀드에도 자연스레 기관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새 정부 정책 수혜로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되면 펀드 수익률이 오를 것이고 제2, 제3의 코스닥 전용펀드 출시도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다.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임기 내 코스닥 지수 800선'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 더불어 대기업들의 상생기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솔브레인 역시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돼 자금 지원, 인력 파견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협력사 중 차별화된 기술력, 세계시장 지배력 등을 갖춘 14개 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새로 선정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솔브레인을 비롯해 10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사의 90%가 B2B(기업간 상거래) 기업으로 대기업과 연관성이 많다”며 “새 정부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이고 대기업들도 '동반성장'에 초점을 맞춘 만큼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코스닥지수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800선에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반기 중 상속세법 개정 건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직면한 '2세 경영'과 관련해서는 상속세법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 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상장사들에 현재의 상속세 부담은 기업의 연속성으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업을 상속한다고 하면 단순히 재산을 후계자에게 넘기는 부의 대물림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중소,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축적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확실히 보전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상속세제하에서는 가업을 잇기에 금전적 부담이 과도해 쓰리세븐의 경우처럼 경영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코스닥협회 차원에서 다양한 해외 사례를 연구해 정부 당국에 상반기 중 개선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식 상속세법'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코스닥협회장 임기 2년 동안 뚜렷한 업적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 정 회장은 시장 순기능에 역행하지 않고 상장사와 시장 간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새 정부 들어 역할이 부쩍 커진 벤처협회에 비해 비중이 작다는 지적에는 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새 정부와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시장이 활성화돼서 회원사들이 마음 놓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들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협회가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한다”며 “임기 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늘어나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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