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여의도 벚꽃축제로 불리우는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가 지난 12일부터 시작되면서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내와 주변 도로가 상춘객들로 붐볐다. 일반인들에게는 여의도 봄꽃축제가 '윤중로 벚꽃축제'로 더 알려져있다. 그런데 '윤중로'는 정식 도로명이 아니다.
윤중로는 서울 서강대교 남단에서 국회의사당 뒤편을 경유해 여의2교 북단까지 이어지는 1.7km의 길이다. 공식명칭은 여의서로(汝矣西路)다. '윤중로'라는 명칭은 여의도가 개발되기 시작한 1968년에 여의도를 돌아가며 축조된 제방 위 7.0km에 이르는 도로가에 30~35년 된 왕벚나무 1440여 그루를 심으면서 생겼다. 도로명칭과 행사의 공식명치에서 '윤중'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은 일본어에서 유리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강섬의 둘레를 둘러서 쌓은 제방"을 '와주테이'라고 한다. 그것을 우리 식 한자로 적으면 '윤중제(輪中堤)'가 됐다. 한글단체들의 반대가 거세졌고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1986년 '윤중로'는 각각 '여의도 서로', '여의도 동로', '국회 뒷길' 등으로 고쳐 쓰기로 했지만 지금도 '윤중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벚꽃이 일본의 국화(國花)라면서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명칭의 일본국화 축제를 연다는 비판도 한다. 하지만 벚꽃은 일본의 국화가 아니다. 일본에 정식으로 지정된 국화는 없다. 일본 왕실에서 쓰는 여러 문양 가운데 하나가 벚꽃이다. 일본이 벚꽃의 원산지도 안다. 벚나무는 삼국시대 그 훨씬 전부터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
'윤중'이라는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는 또 있다. 국회는 2010년에 의원동산에 새로 짓는 영빈관의 이름을 '윤중'이라고 잠정적으로 짓고 공사를 시작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글단체 등에서 '윤중'이 일본말에서 유래됐다며 반발했다. 이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듬해 5월 완공됐을 때는 명칭이 우리말 '사랑에' 한자 '재'(齋)가 조합된 '사랑재'가 됐다. '사랑재'란 이름에는 국회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화와 타협,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회에 귀빈이 방문할 경우 편안한 마음으로 접견하고 정담을 나누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랑재'는 경복궁 경회루와 동일한 건축 양식에 따라, 대부분 90년 넘은 강원도 소나무로 지어졌다. 연건평 446㎡의 단층 한옥으로 공사기간 15개월ㆍ총공사비 41억원이 소요됐다. 대회실 1개와 접견실 1개 등 3개의 접견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총 수용인원은 80∼100명이다. 첫 손님은 2011년 5월 우리 국회에서 열린 G20국회의장회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주요국 국회의장들이었다. 때로는 의원들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장소로도 쓰인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