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이탈리아)=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가구시장이 불황이라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트리스 라인업을 바꿀 생각입니다.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14% 늘려 2000억원 매출 고지를 넘어서겠습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지역 로에서 열린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국내 시장이 불황이지만 기술 투자는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액 1784억원으로 2011년(1890억원)대비 역성장했다. 안 대표는 역성장의 원인을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축소'로 파악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정용 가구 경기는 이삿짐센터 경기와 같다"며 "지난해는 이사가 크게 줄었고 이사하는 가구들도 형편이 안 좋으니 '나중에 바꾸자'는 식이어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당장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니 점유율을 높이겠다"며 "올해 내 매트리스 라인업을 큰 폭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폭의 개선이 아닌, 4~5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큰 규모의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격적인 라인업 확충이 진행되면 현재 60% 수준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도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매트리스 시장은 점차 경쟁이 격화되는 추세다. 가구시장 1위인 한샘이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코웨이 역시 지난해 말부터 씰리침대와 손잡고 매트리스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매트리스 1위인 에이스침대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매트리스 렌탈 사업에 신규진출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도 여러 회사에서 렌탈사업을 진행하자며 제의를 해 온다"며 "하지만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있어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둘러본 그는 "불황의 파고가 가구시장에도 미친 것 같다"며 "예전에는 참가업체 제품 중 20~30%는 변화가 있었다면 올해는 5%만 변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극심한 경기 불황에 가구회사들도 투자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시장 변화를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세계적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 그가 지난 2002년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박람회에 참석하는 이유다. 안 대표는 "오늘 하루만 4~5개관을 둘러봤다"며 "국내 시장에서 타사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계속 (해외로)나와서 공부하고 여러가지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구시장이 불황이다 보니 안 대표는 박람회장에 들를 때마다 매력적인 M&A 매물 소식을 적지 않게 접한다. 하지만 M&A는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안 대표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등에도 물건이 많이 나온다"며 "당장 진행중인 M&A는 없지만 언제나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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