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K리그 클래식과 J리그의 '슈퍼위크' 맞대결 2막이 오른다. 당연히 목표는 4전 전승 '싹쓸이'다.
'K리그 대표' FC서울·전북 현대·수원 블루윙즈·포항 스틸러스가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모두 J리그 팀. 단순한 클럽 대항전이 아니다. 아시아 최고 리그, 나아가 아시아 축구 최강국의 자존심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다. 여기에 '미니 한·일전'이란 의미까지 더해져 더욱 특별하다.
ACL이 현재의 32강 본선 체제로 개편된 2009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 클래식은 가히 압도적 성과를 거둬왔다. 4년 연속 결승 진출팀 배출에 2009년(포항)·2010년(성남)·2012년(울산)엔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4년 간 동아시아에 배정된 16장의 8강 진출 티켓을 10장이나 싹쓸이했다.
반면 J리그와의 4년 간 상대전적은 16승 9무 16패로 팽팽했다. 이 균형은 지난 주 열린 3차전에서 깨졌다. 3승 1패로 K리그 클래식의 우세.
지난 2일 포항은 원정에서 지난해 J리그 우승팀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1-0으로, 서울은 홈에서 준우승팀 베갈타 센다이를 2-1로 각각 꺾었다. J리그에서 좌절을 맛봤던 배천석(포항), 에스쿠데로 김진규(서울)가 모두 골을 터뜨렸다.
이튿날 전북은 사이타마 원정에서 우라와 레즈를 3-1로 대파했다. 이동국은 후반 교체투입에도 1골2도움을 올리며 우라와 관중의 '욱일승천기' 응원에 통쾌한 일격을 날렸다. 특히 3년 전 같은 장소에서 박지성(QPR)이 펼쳤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해내 2만여 일본 관중을 침묵 속에 빠뜨렸다. 수원이 안방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2-6 대패를 당한 게 유일한 옥에 티였다.
4차전은 홈-원정을 바꿔 일주일 만에 열린다. 전북은 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우라와를 불러들이고, 수원은 같은 시각 가시와 원정에서 복수를 노린다. 다음날 서울은 오후 7시 센다이 원정을, 포항은 7시 30분 히로시마와의 홈경기를 치른다.
전북은 1승2무(승점 5)로 F조 2위, 우라와는 1승2패(승점 3)로 3위다. 승리할 경우 격차를 5점까지 벌일 수 있다. 최하위 무앙통(태국·승점 1)은 광저우(중국·승점 7)와의 힘겨운 경기를 앞두고 있다. 전북이 우라와를 꺾는다면 '죽음의 조' 탈출의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아울러 2007년 대회 8강에서 우라와에 2전 전패한 아픔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수원은 2무1패(승점 2)로 H조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반면 가시와는 3전 전승으로 조 1위. 가시와전 승리는 다른 경기보다 승점을 더 버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앞선 대패에 대한 설욕의 의미도 있다. 지난 주말 마침내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을 넣은 정대세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가시와와의 홈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두 개나 실축했던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서울은 16강 티켓 확보를 노린다. 현재 2승1무(승점 7)로 E조 1위. 반면 센다이는 2무1패(승점 2)로 3위다. 서울이 승리하고 최하위 부리람(태국·승점 2)이 2위 장수 세인티(중국·승점 4)를 이기더라도 3위와의 승점 차는 6점이 된다. 서울은 골득실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사실상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짓는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부진한 가운데 오는 14일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분위기 전환을 노릴 수 있다.
포항 역시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 현재 G조는 포항을 비롯해 세 팀이 승점 5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간발의 차로 16강 티켓을 놓쳤던 지난 시즌과 비슷한 양상. 공교롭게도 당시 2위를 내줬던 부뇨드코르(우즈벡)가 골득실에서 앞선 조 선두다. 같은 아픔을 두 번 반복할 순 없는 일. 부뇨드코르와는 최종전을 치르기 전 승점을 최대한 쌓아야 한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