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우리가 기억하는 '장희빈'(본명 장옥정)은 탐욕스런 요부의 대명사이다. 6년간 조선의 국모였고, 조선 20대 임금인 경종의 어머니였음에도, 우리는 '장희빈'에 대해 욕망의 화신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장희빈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그런 우리의 편견을 한 번에 깨부술 수 있을까.
1일 오후 경기도 일산시 엠블(MVL) 호텔에서는 배우 김태희 유아인 홍수현 성동일 재희 이상엽 등이 참석한 가운데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 연출 부성철, 제작 스토리티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함께 자리한 부성철 감독은 "9번째로 만들어지는 장희빈과 숙종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우리 드라마의 포인트는 멜로이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부 감독은 "작가와 논의했을 때 기존의 장희빈이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됐다. 그런 표독스런 여자를 숙종이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았다"며 "그 포인트를 납득시키면 새로운 장희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멜로를 모티브로 새로 해석해 멜로의 교향곡 같은 큰 사랑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멜로에 치중한 나머지 자칫 극적 장치를 잃고 지루한 전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극 중반까지는 강한 멜로로 간다. 하지만 표독스런 장희빈과 달리 숙종을 진정한 왕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강한 극성이 있을 것이니 끝까지 기대를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속 장희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수많은 장희빈들과는 다르다. 이순(이후 숙종)과 잠깐의 조우로 만난 뒤 그의 유일한 여인이 되고, 또 궁으로 들어가 궁정 최고의 디자이너(침방나인)가 된다. 그리고 지고지순함으로 이순을 사로잡는다.
의도치 않게 조선 왕실 사상 최대의 스캔들에 휘말린 장옥정은 조선 최고의 지성집단 서인의 공격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자신의 운명을 손에 쥔 조선시대 절대왕권 숙종 이순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한 장옥정. 숙종이 자신을 배신하고 죽이려할 때조차 장옥정은 사랑을 위해 담담하게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준다.
김태희는 "내가 맡은 옥정이란 인물은 기존 희대의 요부, 표독스런 악녀로 그려졌던 장희빈을 어릴 적 이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지고지순한 인물로 재조명된다. 사랑을 했을 뿐인데, 노비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탄을 받고, 비침한 최후를 맞지만 그가 장희빈으로 변화하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부각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숙종 역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된다. 46년간 왕으로 재위하면서 가장 치열했던 당쟁을 거쳤지만, 왕권을 지켜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그 마저 이용한다. 대동법을 도입하고 주전(鑄錢)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상평통보(常平通寶)를 통용하도록 해 농업과 상공업까지 발전시킨다. 위민정책으로 민심까지 잡고 절대 왕권을 구축했지만, 자신의 영원한 제국을 위해 유일한 사랑이었던 장옥정을 죽게 하는 고독한 선택을 한다.
유아인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숙종에 대한 설명이 많이 보여질 것 같다. 왕으로서 그리고 연인으로서 고뇌와 갈등을 할 것이다. 그 속에서 강력한 군주가 되어가는 모습, 또 나쁜 남자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어제 촬영 중 대사 중에 '소자는 마음에 품은 정인과 혼인해 평생을 해로할 순 없는 거겠지요'라는 대사가 있다. 근본적으로 숙종이 고뇌하는 상황을 잘 표현했다. 그런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숙종이 장옥정을 처음 만나 그에게 사약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담길 '장옥정, 사랑에 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장옥정의 고뇌와 갈등을 통해 '장희빈'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8일 오후 10시 첫 방송.
장영준 기자 star1@
사진=송재원 기자 sun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