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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 "책은 가치 있는 삶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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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는 사람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 "책은 가치 있는 삶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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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출판인들은 대부분 사회운동가처럼 엄숙하고, 진지한가 ?"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사진)를 만나자마자 직격탄을 날렸다.


김대표는 "우리 사회는 지식을 경멸하는 듯 하다.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부족하다. 성장주의만 추구해온 탓이다. 출판은 수십년동안 탄압과 규제의 대상였다. 그래서 출판산업의 위기에도 지원을 요구할 줄 모른다. 영화만 해도 산업 규모가 출판의 20%도 안 되는데 지원 규모는 다섯배가 넘는다. 생존과 맞닿아 있는 그 자체가 자연스럽게 운동처럼 비춰질 수 밖에 없는 환경때문일 수 있다"고 대답했다.

김대표는 세차례나 투옥된 적 있는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2001년 창업 이래 인문서적만을 고집스레 출판해왔다. '586 운동권'에서 국내 최고의 인문출판 기획자 혹은 경영자로 변신하기까지의 정신적 여정이 궁금했다. "지금도 출판을 운동으로 생각하는가 ?"


"휴머니스트 출판사는 '가치 있는 삶의 동반자'를 모토로 한다. 2001년 5월 창립 이래 현재까지 700 여종의 인문교양서를 출판했다. 휴머니스트의 스테디셀러 목록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 인문학자 경희대 도정일 교수의 자연과학자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의 학문적 경계를 허무는 '대담', 전국역사교사모임의 대안 교과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미학 오디세이'와 '서양미술사' 등이 있다. 이런 책들은 기초 교양서다. 휴머니스트는 다양한 상식을 추구한다. 진보된 사회는 지식과 다양성을 요구한다. 어느 책이든 사고력, 성찰하고 포용하는 정신을 높여준다. 이는 역설적으로 출판을 굳이 운동으로 삼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좋은 책을 만들며 지식의 위기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운동인 까닭이다."

그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 갔다.


"초등학교의 교육 목표는 대화가능한 사람을 육성하는데 있다. 휴머니스트의 출판은 바로 대화 가능한 사람을 위한 교양과 상식, 지식의 전달을 목표로 한다. 서로가 인정하고 공존을 하수 있는 보편적 시민의식을 갖는데 필요한 책을 주로 생산한다." 


출판에 대한 그의 생각은 경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휴머니스트의 경영 방식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유럽형 책임편집장제로 운영된다. 인문, 역사, 자연과학, 청소년교양, 어린이교양 등 각 분야의 전문 편집자들이 출간을 판단,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새길, 푸른숲 출판사의 편집주간을 역임, 90년대 국내 최고의 인문출판 기획자로 불렸다. 출판매체는 물론 각 언론사 선정 '최고의 기획자'로 여러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2001년 휴머니스트를 창업해 5년 만에 인문출판사 1위의 자리 등극 이래 줄곧 수성하고 있다. 휴머니스트가 출간한 700여 종의 책 중 100여 종은 수년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또한 인문 서적만을 출판해왔다. 즉 그의 출판 경영 방식과 견해가 시장성과도 맞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독자의 요구를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좋은 책을 내는 것이 김대표에겐 또다른 사회운동인 셈이다.


출판에 대한 그의 애정은 독립하기 이전부터 심혈을 기울여온 출판인 양성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1998년부터 '출판인 사관학교'로 알려진 서울북인스티튜트(SBI) 및 대학에서 편집장 과정 책임교수 등을 맡아 10여 년 동안 출판기획에 대해 강의했다. 또한 2007년 콜롬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 출국, 2년 동안의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2009년 한국판 시카고 매뉴얼로 불리는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발표하며 현장에 돌아왔다.이달에는 한국출판인회의가 운영하는 서울북인스티튜트(SBI) 원장으로 취임했다.


출판인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과 관련, 김대표는 "사람이 있어야 산업도 생산물도 있다. 사람이 지식과 재부를 축적한다. 특히 편집자의 직업정신과 역할, 현장에서 갖추어야할 덕목과 자질, 실무경험 등 출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쓴 것도 마찬가지다. 김대표는 이어 "우리나라에는 미국의 '시카고 매뉴얼'이나 일본의 '일본 편집 매뉴얼'같은 기본 지침서가 없어 수백여 종의 출판 관련 서적, 경험, 외국 출판 메뉴얼 등을 기초로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원고의 기획과 개발, 편집 과정을 다루며 그 중에서도 기획에 비중을 둔 출판 현장에서 기록한 1만 매가 넘는 편집일기, 2000 명 이상 수강한 출판 기획 강의와 강의노트, 설문과 인터뷰, 독서 등을 기반으로 한 현장 매뉴얼이다. 이 책은 그의 출판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로 비춰진다. 지금은 여러 곳에서 교재로 사용될 만큼 편집자 혹은 예비 편집자를 위한 지침서로 쓰이고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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