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개편 등 과제..예보 출신 '기대반 우려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수협은행이 이원태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주형 행장에 이어 또 다시 예보 출신 행장이다. 2001년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 예보와 매년 경영개선이행약정(MOU)을 맺고 있는 수협은행 입장에서 성공적 사업구조 개편 추진을 위해 선택한 카드다.
하지만 외부에서 온 행장에 대해 수협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수협은행의 자회사 독립 등 신임 행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원태 예보 부사장은 지난 28일 열린 수협중앙회 총회에서 신임 행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전국 회원조합장들은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이 부사장에게 74.4%의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 2009년 내부 인사의 행장 선임이 부결되기도 했고 이주형 현 행장도 과반이 조금 넘는 찬성으로 행장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 다른 잡음 없이 선임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신임 행장은 당장 오는 4월 13일 취임 후 임기 중 수협은행의 자회사 분리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수협중앙회의 자회사로 독립을 추진하고 있고 현재 이를 위한 컨설팅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예보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수협법을 위시한 관계 법령도 손봐야 한다.
수협은행이 예보 부사장 출신인 이원태 신임 행장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신임 행장도 선임이 결정된 뒤 "성공적인 사업구조 개편 추진을 위해 대외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에서 온 행장이 조직을 다독이면서 사업구조 개편 등의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있다. 수협 같은 조직의 경우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는 데만 통상 6개월 정도 걸린다. 이에 대해 이 신임 행장은 "해양수산 전문은행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며 "이를 위한 직원 역량 강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산정책금융 활성화를 추진해 회원조합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등 협동조합은행의 기능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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