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28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내부에서 감광액 1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유해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감광액 자체가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되는 건 아니어서 최근 잇단 불산·염소 누출 사고에 놀란 탓에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 및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5분께 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감광액 1ℓ가 누출됐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지난 22일에도 유해화학물질인 염소가 1ℓ 가량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누출량은 많지 않았지만 지난번 염소 누출 때 미신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경험이 있는 SK하이닉스는 이번에는 40분 만에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최근 불산·염소 등 잇단 유해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극도로 민감해진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다. 예전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을 소소한 사고들도 이제는 신고를 안 하고 넘겼다가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광액은 반도체를 만들 때 원판(웨이퍼) 표면에 설계 도면상 회로를 그리는 데 쓰이는 액체다. 사진관에서 필름을 현상하듯이 웨이퍼에 감광액을 바르고 도면의 회로를 복사하는 것이다.
이 액체는 고위험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감광액 자체는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되지 않는다. 환경부 화학물질과 관계자는 "감광액 안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자체가 유해물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감광액은 유해화학물질은 아니고 인화성이 있어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질로 분류된다"며 "단순 유출만으로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는 작업자가 1ℓ 단위로 포장돼 있는 감광액 유리병을 냉장시설에서 꺼내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발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감광액을 자체적으로 처리한 뒤 40분 뒤인 오후 2시54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누출량이 적고 사고 직후 안전 조치가 이뤄져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누출된 화학물질의 성분 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도 펌프차 2대와 구급차 등 차량 3대를 보내 상황 수습에 나섰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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