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유로권 경기심리 악화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감 여파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0.18%(11.81포인트) 하락한 6387.56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99%(37.00포인트), 1.15%(90.58포인트) 내린 3711.64, 7789.09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세에는 개장 직후 발표된 경기신뢰지수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로권의 올 3월 경제기대지수가 90을 기록, 예상치인 90.5를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기업환경지수도 예상치(-0.79)를 밑도는 -0.86을 기록했고, 산업기대지수 역시 예상치(-12)를 하회하는 -12.5로 집계됐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23.5를 기록했고, 서비스기대지수는 예상치(-6.5)보다 악화된 -6.7을 기록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영국의 가처분 소득과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점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영국의 지난해 4분기 실질 가처분 소득이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GDP는 전 분기 대비 0.3% 줄어들었다.
하워드 아처 IHS 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는 최근 심지어 완만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대한 커진 압박으로 인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연립정부 구성 난항 소식도 지수 하락의 부정적 재료로 활용됐다. 이탈리아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서 민주당에 협조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토 크리미 오성운동 상원 원내대표는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의 민주당에 대한 상원 신임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며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 것과 함께 표결에서 기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4~25일 진행된 총선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선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상원에선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오성운동과의 연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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