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전성기 시절 직구만큼 거침이 없다. 박찬호가 나태해진 한국 야구에 쓴 소리를 했다.
박찬호는 22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팀61을 통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진한 한국 야구에 일침을 가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대표팀은 2승 1패를 거두고도 네덜란드전 0-5 패배에 발목을 잡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대회가 펼쳐진 대만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경기를 해설한 박찬호는 참담한 결과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대표팀이 예선탈락이란 실망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과거엔 없었던 힘까지 발휘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들어냈는데, 이번 선수들은 어떤 목표와 정신을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우리 선수들에게 WBC가 미국 선수들처럼 큰 의미를 갖게 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선수들은 꼭 승리해서 우승의 목표를 이루려는 의지가 남미나 과거 우리 선수들보다 확연히 부족하다. 국제대회보다 메이저 시즌이 더 중요한 한 해의 중대사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대회 준비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 등에서 문제가 많았던 쓴 소리.
박찬호는 “사람은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관심, 열정, 의지력을 만든다. 스포츠, 특히 야구는 심리적인 부분이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 바로 정신력”이라며 “얼마나 간절함이 있냐에 따라 집중력과 에너지는 더욱 좋고 강하게 나타난다”라고 선수단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이어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선수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대회 성적에 대한 보너스를 많이 준다 해도 몇몇 선수들 빼고는 그걸로 남미 선수들처럼 강한 의지력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결책으로 박찬호는 선수들의 인성교육 강화를 손꼽았다. 그는 “군대 면제 혜택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어릴 때부터 받는 인성교육 안에 국가를 대표한다는 의미와 선수로써의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훌륭한 기술을 가진 선수 이전에 훌륭한 인성과 지식을 갖춘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며 “지혜로움에 올바른 정신 곧 정의로운 사람들이 선수가 된다면 한국야구에는 물론 국가에 큰 힘들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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