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최대주주 지분매각·잦은 유상증자 등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12월 결산법인들의 상장폐지 리스트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퇴출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은 대부분 각종 소송, 최대주주 주식 매각, 잦은 유상증자 등으로 이미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22일 한국거래소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알앤엘바이오가 감사를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절차를 밟게 된다고 공시했다. 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거절 이유로 줄기세포 사업이 국내외 법률 영향을 크게 받는데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해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2~3년전만 해도 알앤엘바이오는 차바이오앤, 메디포스트와 더불어 줄기세포 3대 업체로 일컬어졌다. 그러나 차곡차곡 성과를 내놓는 차바이오앤이나 메디포스트와 달리 해외원정시술 불법논란에 휩싸이고 라정찬 회장 등이 미국에서 사기혐의로 피소되는가 하면 급기야 보건복지부로부터 줄기세포 무허가 제조혐의와 불법 환자 유인·알선 행위로 고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소란 한가운데서 라정찬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 매각을 통해 주식을 현금화해 주주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알앤엘삼미와의 합병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알앤엘바이오 외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네오퍼플, 자유투어, 디에스, 위다스, 마이스코, 쌍용건설(출자전환 진행 중), 유일엔시스, 엠텍비젼, 에듀언스, 아큐텍, 디웍스글로벌 등도 이미 수차례 소송과 자금조달 등에 시달리며 이상기업 징후를 보여왔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네오퍼플은 대출원리금을 못 갚으면서도 M&A를 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의문을 자아냈다. 네오퍼플은 지난 15일 46억원 가량 대출원리금 연체사실을 지연공시해 불성실공시예고법인에 지정되고도 미국 인공심장개발업체인 '클리블랜드 하트' 인수안은 고수했다.
디에스는 기존 디에스엘시디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적자상태에서 빚을 늘리는 등 자금난에 계속 허덕여왔고, 마이스코는 지난 1월 신규사업 진출을 취소하고 경영권 매각에 실패하는 등 겹악재를 겪어왔다. 여기에 상한가 잔량 상위종목,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으로 주의를 받는 등 불공정 거래 의심도 받았다.
이밖에 에듀언스는 경영권 매각 무산에 각종 소송, 자사주 처분, 감자 등 악재성 공시와 더불어 소수지점, 소수계좌거래종목에 해당됐었고, 디웍스글로벌도 가장납입의혹에 손해배상소송, 잦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까지 퇴출기업들의 공통점을 고스란히 나타냈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퇴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상징후를 보이는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잦은 감자나 자금조달, 대표이사 변경, 소송 등에 휘말리는 기업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