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블룸버그 통신은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4·4분기까지 매월 850억달러의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 46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FRB의 자산 규모가 약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 FRB가 85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중 58%는 FRB가 4분기 전까지 양적완화 매입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55%는 내년 초에 양적완화를 완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내셔널 스트래티지앤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로베르토 페를리 이사는 "FRB가 양적완화를 서서히 줄이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3차 양적완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모기지 채권 6000억달러, 국채 5450억달러어치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FRB는 지난해 9월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 채권 매입을 뼈대로 하는 3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이후 12월 FOMC에서 매달 450억달러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잇따른 양적완화 조치로 FRB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사상 최초로 3조달러를 돌파해 계속 사상최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응답자들은 고용시장 회복 등 미국 경제 전반의 회복 속도가 여전히 느리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양적완화 지속의 근거로 꼽았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셀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지금 현재 특별히 위협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그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도 미국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양적완화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도 이미 유동성은 풍부하다"며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경제성장률을 크게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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