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
"광주시 광산구 희망복지지원단, 장애인 딸 보살피는 정 할아버지 연결 "
“눈을 감아도 늘 딸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는데, 이제 한 시름 덜게 됐다.”
광주시 광산구(구청장 민형배) 희망복지지원단이 중년의 장애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정기석(75, 가명, 우산동 거주) 할아버지의 시름을 덜어줬다.
TV 방송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에 할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소개한 것. 지난 16일 할아버지의 사연이 공중파를 탔고, 주거지원비 1,500만원이 걷혔다. 방송 후에도 각계의 관심과 성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 쓰러져가는 무허가 흙집에서 정신장애 3급의 44세 된 딸과 함께하는 부정(父情)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할아버지는 25년 전 처와 헤어진 후 처가 양육을 포기하자 혼자 딸을 보살피며 지금껏 살아왔다.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면서도 폐지를 줍고, 자투리땅에는 식비를 줄이기 위해 푸성귀도 재배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도 먼 거리에 있는 병원을 찾아 딸의 약을 처방받아 꼬박꼬박 먹였다.
딸이 하루 종일 기거하는 곳은 난방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전기장판 하나 없이 겨울을 버텼다.
딱한 사정은 지난해부터 주위에 알려졌다. 2012년 10월에는 딸이 정신장애 3급으로 등록, 장애수당도 받게 됐다.
하지만 지인의 땅에 엉성하게 지은 집은 태풍이나 폭우에 언제 무너질지 몰랐다. 설상가상 최근 내린 폭우는 건물을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광산구는 사태의 긴급성을 감안, 할아버지와 딸의 주거안정을 위해 TV에 사연을 올렸다. 현재 정 할아버지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알아보면서 딸과 함께 이사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태순 사례관리팀장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해 TV에 사연을 소개하게 됐다”며 “많은 분들의 성원 감사하고, 투게더광산과 연계해 할아버지와 딸이 큰 근심 없이 살아가시도록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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