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만의 디지털TV용 SoC칩 1,2위 생산업체의 합병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18일 공정위는 디지털TV용 SoC칩 시장에서 세계 2위인 대만의 미디어텍아이엔씨가 세계 1위 대만 업체인 엠스타 세미컨덕터를 인수한 건에 대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해 시정조치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SoC칩은 연산, 기억, 데이터 전환 등의 개별 반도체가 실행하는 기술을 하나의 칩에 집적시킨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들 두 업체에 이 SoC칩을 각각 90% 가량 공급받아왔다.
미디어텍은 엠스타의 주식 48%를 취득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8월24일 합병 내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엠스타와 미디어텍의 DTV SoC칩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1년 기준 각각 39.6%, 17.6%이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57.2%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되고, 2위 사업자와 시장점유율 차이가 25%포인트 이상으로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된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합병 이후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가격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다.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따라 엠스타를 인수한 미디어텍은 향후 3년간 신제품 출시이후 3분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칩 가격을 신제품의 지난 3년간 평균인하율 만큼 유지해야 한다. 신제품 가격이 6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6달러 이하 제품의 2010~2012년 평균인하율 만큼 유지하고, 6달러 이상인 경우에는 6달러 이상 제품의 2010~2012년 평균인하율 만큼 가격을 내려야 한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 과장은 "해외 기업간 결합으로 인해 국내시장에 미칠 시장지배력의 남용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고, 앞으로도 경쟁제한적인 국제 인수합병(M&A)을 지속 감시함으로써 독과점 형성과 이로 인한 후생감소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기업의 결합에 대한 대만은 조건 없이 승인 결정을 내렸고, 중국은 기업결합과 관련한 심사가 진행중이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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