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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슬'에서 '비념'까지...스크린, 제주를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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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제주도에서만 1만명 관객 동원..'비념' 제주4.3사건부터 최근의 강정마을 사태까지 다뤄

영화 '지슬'에서 '비념'까지...스크린, 제주를 부르다 영화 '지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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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스크린이 '제주'를 불러들이고 있다.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인 제주4.3부터 최근의 강정마을 사태까지 제주를 새롭게 조망하는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관객들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지난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쥔 '지슬'은 개봉을 앞두고 벌써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미 사상 최초로 제주도에서 먼저 선보인 '지슬'은 상영관이 2개에 불과한 이 지역에서 벌써 관객 1만명을 돌파했다. 21일부터는 서울 등 전국에서도 개봉 예정이다.


'지슬'은 제주4.3 사건을 다룬 영화다. 당시 제주 주민들을 폭도로 몰아붙이며 사살할 것을 명령한 미국의 소개령을 피해 산 속 '큰넓궤동굴'로 숨어들어간 제주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이 흑백화면으로 펼쳐지고 이들이 주고받는 제주도 사투리는 자막으로 전달된다.

제목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피난민들이 동굴 속에 갇혀 서로 나눠 먹었던 식량이다. 작품을 만든 오멸 감독은 줄곧 제주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제주 4.3사건 당시 이름없이 돌아가신 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감독의 의도다.


선댄스영화제 뿐만 아니라 프랑스 브졸국제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 무비꼴라쥬상 등 4관왕에 오를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지슬'에서 '비념'까지...스크린, 제주를 부르다 영화 '비념' 중


제주를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주4.3사건으로 상처입은 제주섬과 사람들, 또 최근의 강정마을의 이야기를 모두 다룬 작품 '비념'은 비주얼 아티스트 임흥순 감독의 첫 장편 다큐다. 더 많은 이들에게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개봉일을 4월3일로 잡았다.


감독은 작품을 위해 2년 4개월을 카메라를 들고 제주도 구석구석을 누볐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묻힌 한 서린 역사를 담아내기 위해서다. 제주 4.3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할머니의 사연부터 시작해 '4.3의 원혼이 통곡한다'와 같은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는 강정마을까지 제주의 상처들을 되짚어본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최초로 공개됐으며 2012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버터플라이상을 받았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연이어 초청된 화제작이다.


영화사 관계자는 "기존의 다른 다큐멘터리처럼 서사와 인물이 기대어 관객을 설득하는 영화가 아니다"라며 "4.3사건으로 희생된 제주섬과 제주사람들에 대해 올리는 작은 기도와 같은 영화"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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