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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갑'으로 대박난 김소애 할머니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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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에 경쟁 힘겨워...중기 제품들도 백화점 입점돼야"

'박근혜 지갑'으로 대박난 김소애 할머니의 '소원' 전국으로 보낼 지갑과 파우치 제품이 쌓여있는 창고에서 14일 김소애 할머니(81)가 박근혜 대통령이 쓴 4000원짜리 지갑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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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애환이 서린 제품이었다. 호미가 타조백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2호 잇백(It bag)'을 만든 소산당 창업주 김소애(81) 할머니는 14일 기자와 만나 '메이드 인 코리아' 수공예품을 지켜나가는 노(老)장인으로서의 애환을 털어놨다.


"이런 지갑을 처음 만든 게 우리(소산당)에요. 대한민국에서 선두주자였지. 그런데 요즘에는 중국 업체들이 죄다 따라해서, 가격 100원도 못 올려요."

지난 13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계산을 하기 위해 꺼내든 지갑이 소산당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할머니의 소산당은 14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점령했다. 지난달 호미가 타조백에 이어 박 대통령의 '2호 잇백'인 된 것이다.


지갑, 파우치, 찻잔받침 등 소산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품들은 전부 완판됐고 온종일 소산당에는 제품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김 할머니 딸인 박윤주 소산당 사장(51)은 "오후 1시께 홈페이지에 완판 공지를 올렸지만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정확한 매출 규모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산당은 번듯한 간판 하나 없이 정릉3동의 빌라 지하1층에 터를 잡고 있는 소규모 공예업체다. 인터넷 쇼핑몰을 두고 있지만 개인이 주문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 했고 대부분은 도매상을 통한 판매였다. 인사동이나 부산 전통물품 잡화점, 롯데백화점 면세점 등이 주요 판매처였다.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주고객이었던 셈.


국내에서 이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김 할머니는 어리둥절해했다. 그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후 일본 도쿄에서 대규모 주문이 들어왔고 백화점 납품처를 연결해 주겠다는 전화도 받았다"며 "박 대통령이 우리 제품을 샀다는 사실도 몰랐고 개인적으로 관계도 없는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소산당은 최근까지 중국 저가제품 공세와 일본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산 제품의 위협이 크다. 지퍼를 달고 소산당 상표를 바느질해 넣는 작업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지만 제품 가격이 대부분 1만원을 넘지 않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쓰던 지갑의 소비자가격도 4000원에 불과하다. 일본 관광객 수에 따라 매출이 출렁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적 미를 살린 디자인임에도 국내 고객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이 서운하지 않으냐고 묻자 김 할머니는 "수십만원대 해외 명품 같은 것에 비하면 우리 제품은 보잘것없다"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80살이 넘은 고령에도 여전히 제품 디자인에 참여하고 5000원짜리 제품의 바느질 마감처리까지 신경쓸 정도로 장인정신이 투철하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박 대통령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새 지갑을 보내주고, 강남 대형 백화점에 입점해 소산당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 김 할머니는 "지금까지는 일본 사람들만 우리 제품을 알아보고 많이 사갔다"며 "앞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품을 더 많이 팔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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