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의회는 경제부양을 위한 재원 부족을 이유로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난달 합의한 중기 예산안 승인을 거부했다.
유럽의회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거친 후 표결을 실시했는데 690명의 의원 중 506명이 예산안 수용을 반대했다.
이번에 심의·표결이 이뤄진 예산안은 지난달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방안이다. 당시 EU 정상들은 EU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실질 예산 감소에 동의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예산을 EU 집행위원회 안보다 120억유로 삭감한 9600억유로로 결정했는데 이는 2007∼2013년 예산 9900억유로에 비해 3% 삭감된 것이었다.
유럽의회는 이 예산안에 대해 경기부양과 경제성장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이 부분을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예산의 전용 가능성을 확대해 예산 운용의 탄력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유럽의회와 EU 집행위는 유럽의회가 제시한 조건들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유럽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EU는 내년에 잠정 예산을 집행하게 된다. 잠정 예산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되지만 장기적인 프로젝트에는 예산 집행이 불가능하다.
EU 정상들은 14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 정상회의를 갖는데, 예산에 대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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