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3명은 빈혈을 앓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철현, 김상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조기 위암으로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16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1년이 지난 환자의 27%(44명)는 빈혈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또한 수술 후 3개월째 빈혈의 빈도는 24.5%였으나, 수술 4년째는 37.1%로 시간이 경과할수록 빈혈이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수술 1년 후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40%로 같은 시기 남성환자(22%)보다 2배가량 높았다. 여성과 남성환자의 빈혈 빈도는 24개월째 45%와 25%, 48개월째 52%와 31%로 지속적으로 여성 환자에서 높게 관측됐다.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피로감·식욕저하·소화불량·현기증 등이 빈혈의 대표적 증상이다.
경증의 빈혈이나 매우 서서히 진행하는 빈혈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심계항진·빈맥·만성 심장질환·전신부종·폐부종 등의 질환을 수반하는 중증이 될 수도 있다.
위절제 수술 후 발생하는 빈혈은 '철 결핍성 빈혈'로 출혈 또는 철분 흡수장애로 신체내 저장된 철분이 고갈돼 생긴다. 위암 환자가 위절제수술을 받으면 음식의 통과 경로가 바뀌어 철분흡수가 어려워져 철겹핍성 빈혈에 걸릴 위험이 크다.
철겹핍성 빈혈로 진단되면 식이 요법과 함께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성인의 경우 하루 200~300㎎의 철분약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위장관 흡수를 방해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나 먹는 철분제를 먹기 힘든 경우 정맥을 통해 철분 주사를 투여하기도 한다.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철분의 경구섭취가 부족한 것과 함께 단백질·에너지 영양불량 등도 중요 원인"이라며 "평소 다양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2년 11월호에 게재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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