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시설 부족해 주택·자동차·학교 등 셰어링 문화 확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세종시에 '셰어링(sharing)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부족한 게 많으니 있는 것을 서로 나누면서 지내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차를 함께 타고, 한 집에 같이 살며, 나아가 학교를 함께 사용하는 '스쿨 셰어링'까지 이뤄지고 있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주택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과장은 "서너 차례 분양신청을 했는데 모두 떨어졌다"며 "지금은 출퇴근 하고 있는데 세종시 주변에 원룸이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처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홈 셰어링'이 일어나고 있다. 한 부처 공무원은 최근 청사에서 조금 떨어진 원룸에 살다가 최근 정리하고 첫마을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새로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분양받은 것이 아니라 동료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몸만 들어갔다. 이 공무원은 "30평 넘는 아파트인데 동료 혼자 살고 있어 방 하나를 빌려 입주하기로 했다"며 "세종시의 주거 문제가 아직 원만하지 못해 홈 셰어링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27일부터 세종시 5군데(청사, 첫마을, 반석역, 오송역, 조치원읍)에 카 셰어링 서비스가 시작됐다. 모두 10대가 운행 중이다. 카 셰어링은 30분, 1시간 등으로 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 국토해양부 신교통개발과는 청사 공무원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카 셰어링'을 안내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카 셰어링 서비스를 하고 있는 그린카의 박미선 과장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공무원들이 많이 오고가는 반석역이나 오송역 등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1시간 단위로 중준형인 아반떼의 경우 비용은 4980원"이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세종시 첫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한솔중학교는 올해 17반의 신입생이 들어왔다. 모두 404명이 입학했다. 신입생들은 한솔중학교의 교실 부족으로 5㎞ 정도 떨어진 종촌중학교로 등교하고 있다. 학교 시설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는데 밀려드는 신입생을 수용하지 못한 것. 이로 인해 인근 학교와 '스쿨 셰어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솔중학교 구자일 교장은 "올해 1학년 신입생들은 교실부족으로 신설된 종촌중(종촌분교)의 시설을 이용하게 됐다"며 "시설이 완비될 때까지 학부모의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였다. 한솔중 1학년 신입생들은 입학식은 물론 당분간 새 학기를 분교에서 시작하게 됐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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