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맞은 한국사회, '남녀 역할 갈등' 여전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남성성과 모성애 회복해야" 주장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지난 6일 105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을 이틀 앞두고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46)를 찾았다. '여성의 날'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남성을 찾은 이유? 간단하다.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 또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의도다. 성 대표 역시 '남녀 평등'을 강조했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전통적인 성 역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는 "여자다운 여자가 사라지고, 한국 여성계가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성연대는 가족해체를 막고 양성간 갈등을 줄이자며 지난 2011년 3월 설립된 시민단체다.
지난 2년여간 '여성부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그는 '군대는 왜 남자만 가나', '여자의 맞벌이는 선택, 보조적이다' 등의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불렀다.
그는 "요즘 남성들은 과거에 비해 유약해졌고 여성들은 반대로 권리에만 집착한다"며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모성본능을, 남자는 가정을 책임지고 부양하는 남성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여자를 무조건 배려하고 보호받는 대상으로 몰아가려는 한국형 페미니즘 공식부터 깨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생각하는 남녀의 성역할이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에게 그는 대뜸 "영화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이 왜 칠흑같이 어둡고 추운 바다 위에서 여자를 살려냈는지 알아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여성의 목숨이 더 가치 있어서가 아니라 모태(어머니)를 존중하는 마음 때문"이라며 "아이를 낳거나, 낳을 수 없더라도 이타적인 모성애를 발휘하는 여성만이 배려 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남성 우월주의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라 우리도 같이 평등하자는 것이다. 여성들 역시 가족부양의 의무와 책임을 강요받는 남성들의 고충도 조금은 헤아려줄 필요가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요즘 여성들에 대해서는 "여자들이 남자의 헌신과 배려를 인정해주지 않으니 남자들도 보호본능을 상실하는 것 아니겠냐"며 "서로 상생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가정을 꾸릴 자신감을 상실한 남자들과 홀로 버티는 여자들만 늘어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의 목표는 남성들을 위한 공평한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는 남성들의 육아 휴직이 2%대에 불과한 것에 대해서도 "남자들이 육아를 어려워하는 이유도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남자가 전업주부로 집안에 들어있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항변했다.
최근 사회문제 된 일련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분위기와 관련해서는 "남자 전반을 가해자로 몰고 가는 여성들의 판단에 균형이 필요한 것 같다"며 "성범죄는 도덕성과 치안의 문제이지 남성 전체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남녀관계에 확실한 정답은 없다"며 "각자가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게 평등이 아니라 서로 균형을 맞춰가며 상대의 역할을 존중하는 게 평등인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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