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3개월간 180억어치 팔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일본 원정 줄기세포 시술 논란 등으로 시끄러운 알앤엘바이오의 최대주주인 라정찬 회장이 최근 3개월간 자사 주식 480여만주를 매각, 18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 회장이 주식을 매각하는 와중에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 원정시술 논란으로 3500원대에서 1000원 이상 급락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 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알앤엘바이오 주식 100만주를 주당 2503원에서 2585원에 장내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5억5560만원.
라 회장은 1월초에도 200만주를 매각했으며 12월에도 285만주 가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12월에 판 물량은 3000원대 중 후반 가격이었다. 당시는 줄기세포 배양특허, 소아 뇌성마비에 줄기세포 치료 가능성 확인, 태반줄기세포 특허로 태반은행 사업 진출 등의 재료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던 시점이었다.
잘 나가던 알앤엘바이오 주가는 라 회장의 차익실현에 상승세가 꺾이더니 급기야 일본 원정 시술에 대한 보건당국의 주의 당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초 들어 급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연말에는 10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마저 취소되면서 새해 첫 거래일을 하한가로 시작했다. 3000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에 순식간에 2000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2400원까지 밀렸던 주가가 잠시 회복세를 보이자 라 회장은 7일과 8일 다시 100만주씩을 장내에서 매각했다. 라 회장의 대규모 지분 처분에 반등세를 보이던 알앤에바이오는 다시 2500원대에서 횡보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지분 매각도 1월초와 비슷한 양상에서 이뤄졌다. 2월초 2300원까지 밀렸던 주가가 2500원대를 회복하자 라 회장이 잇달아 지분을 처분했고, 주가도 추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 알앤엘바이오는 2년을 끌어온 알앤엘삼미와 합병계획을 취소했다. 합병 무산에 알앤엘삼미는 불성실공시에 따른 벌점 부과 등으로 관리종목으로 떨어지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공교롭게도 라 회장은 지난해 11월 알앤엘삼미 지분 50만주를 또 다른 계열사인 알앤엘내츄럴에 주당 655원에 매각했었다. 최근 알앤엘삼미는 3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증시 관계자들은 "각종 논란으로 회사 주가 변동폭이 심한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단기 고점에서 대규모 물량을 처분하는 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