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 환자 가운데 7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07~2011년)동안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07년 47만6488명에서 2011년 53만5385명으로 12.3% 늘었다.
성별로는 매년 여성 환자가 남성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11년 기준 여성 환자는 37만973명으로 남성(16만4412명)에 비해 2.3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이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선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모든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극심한 경우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중년기 여성들이 폐경 전후 겪게 되는 호르몬 변화는 자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는 심리적 요소와 함께 우울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 인구 10만명당 진료 환자를 살펴보면, 70대 여성이 417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여성(3217명), 80세 이상 여성(2990명), 80세 이상 남성(2825명), 70대 남성(2353명), 50대 여성(2191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인구 10만명당 진료 환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대는 80세 이상 여성으로 연평균 8.2%나 뛰었다. 다음으로 80세 이상 남성(6.8%), 70대 여성(5.2%), 20대 남성(5.1%) 등이 뒤따랐다.
이와 관련 이선구 교수는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사건 등을 노인 우울증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최근 가족 제도 변화에 따른 독거노인의 증가와 가족 내 갈등 증가,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생물학적(신경전달물질 부족), 유전적, 사회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우울증 환자의 80% 가량은 수면 장애를 호소하고 식욕이 감퇴되거나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식욕이 항진되기도 한다. 불안 증상도 흔히 동반되며 쉽게 피로해지고 지나친 죄책감, 집중력 저하 등도 상당수 나타난다. 가장 심각한 증상으로 자살 사고로,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가 자살을 생각하고 10~15%는 실제로 자살을 시행한다.
우울증은 갑상선 질환 등 내분비 질환, 만성 내과 질환, 신경과적 문제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 있어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으로 확진되면 약물 치료와 함께 정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운동과 같은 신체적 활동과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갖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 조기에 진단, 치료를 시작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선구 교수는 "우울증 치료를 조기에 종료하면 재발 위험이 큰 만큼 6개월 이상 치료를 하고 약물을 중단할 때에는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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