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10대 청소년이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며 친척에게 흉기를 휘둘러 작은아버지를 숨지게 하고 할아버지 등 7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친척 8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로 김모(19)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군은 이날 오전 0시 10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자신의 할아버지 김모(75)씨의 집에서 자고 있던 작은아버지(44)의 목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범행 후 0시25분께 인근의 파출소를 찾아 자수했다. 김군의 진술을 토대로 출동한 경찰은 할아버지 집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김군의 친척들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김군의 작은아버지는 병원이송 중 숨졌다. 할아버지 등 친척 7명은 광주 지역 3곳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의 작은아버지 부부, 큰고모 부부, 큰고모 딸, 둘째 고모 부부 등은 전날 김군의 할아버지 생신 잔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가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조사결과 김군은 아버지와 2일 오후 5시께 할아버지의 집을 찾아 저녁을 먹고 오후 11시께 귀가했다가 친척들이 어머니를 무시해 온 점에 격분해 등산용 흉기 2자루를 들고 할아버지 집을 다시 찾아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경찰조사에서 친족들이 평소 자신의 부모가 가진 것이 없어 무시했고 어머니에게 욕설이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해 불만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 김군의 아버지는 노동 일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지난해 2월 광주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취업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군은 소극적이고 예민한 성격이나 정서불안 등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군의 부모와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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