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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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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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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처음 못지않게 중요한 끝. 프로 선수도 다르지 않다. 모든 선수가 데뷔는 초라해도 은퇴만큼은 의미 있게 이뤄지길 바란다. 바꿔 말해 한 선수의 은퇴 무대는 그만한 높은 가치를 내포한다. 외국인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K리그의 전례는 아쉽다. 한국을 커리어의 끝으로 삼은 외국인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구소련 출신의 '귀화 1호' 신의손 부산 코치 정도다. 대부분은 은퇴 직전 타국이나 고향 리그로 떠나갔다.


FC서울의 외국인 판타스틱 4(F4)는 다르다. 모두 K리그에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겠단 생각을 품고 있다. 실제로 아디는 몇 년 전부터 '서울 은퇴'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데얀과 몰리나도 최근 자신들의 마지막 팀으로 서울을 택했다. 이를 바라보는 막내 에스쿠데로 역시 남다른 결심을 세워본다.

처음 밟은 한국 땅은 그들에게 낯선 타지였다. 직업적 공간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지금은 다르다. 스스럼없이 '제2의 고향'이라 말한다. 나아가 새 삶의 터전으로까지 여긴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물씬 느낄 수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배워두지 못한 걸 후회할 정도. 몇 년 뒤 K리그에서 지도자 아디, 스카우트 데얀, 에이전트 몰리나를 만날지 모를 일이다.


[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 처음 만난 한국, 이건 정말 낯설더라

데얀: 음식! 음식! (한숨) 아, 정말 달라.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랑 계약하고 곧장 괌 전지훈련에 갔었지. 그땐 식사가 서양 뷔페식이라 괜찮았어. 그런데 여기 오니까 곧바로 한국 음식을 주더라고. 냄새랑 맛에 적응하는데 한 6개월 걸렸나? 그동안 다른 테이블에 앉아 피자, 파스타, 햄버거 이런 거만 먹었지. 그런데 지금은 된장찌개랑 김치찌개도 잘 먹어.


몰리나: 난 전부! (웃음) 이젠 한국이 제 2의 고향 같지만, 처음엔 말 그대로 문화 충격이었어. 특히 한국 왔던 첫날 건물에 간판이 무진장 붙어있는 풍경을 보고 '하아...이게 뭐지? 여기서 2년을 있어야 돼?'라고 생각했다니까. (일동 폭소)


데얀: 맞아. 그거 처음에 적응 좀 안되더라.


몰리나: 또 언어가 완전히 다르잖아. 세르비아만 해도 알파벳 몇 개나 단어는 알아보겠는데, 여긴 사람들이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거리에 나가면 그야말로 패닉이었지.


아디: 처음 한국 왔을 때 사람들이 나한테 고개 숙이며 인사하더라고. 그래서 '뭐야, 내가 왕이야?'라고 생각했어. (웃음) 선배가 들어오면 앉아있던 후배들이 벌떡 일어나 인사하고 자리 비켜주는 것도 이상했고. 중국만해도 안 그랬거든. 나중에 그게 한국식 예의란 걸 알았지.


에스쿠데로: 그런 위계질서나 음식 문화는 일본과 한국이 비슷해서 괜찮았어. 의외로 아르헨티나 사람이 많이 살아서 적응하기도 쉬웠고. 그런데 아파트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지. 좁은 지역의 엄청 높은 빌딩에 사람들이 잔뜩 사니까. 아, 아파트 이사할 때 그 사다리차! 완전 신기해! 그런 건 처음 봤어!


몰리나: 오, 나도. 난 그거 봤을 때 무슨 큰일이라도 난줄 알았어.(웃음)

[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 그들이 한국어를 못하는 사연

데얀: 아, 이 얘기 나올 때마다 좀 창피하긴 해. 하긴 그런 점에선 아디가 최악이지! (웃음) 변명 같겠지만 한국어 교실을 다니고 싶지만 매년 50경기 넘게 뛰어야 하고, 가족까지 챙겨야 하다 보니 엄두가 안 나는 게 솔직한 얘기야.


몰리나: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거든. 그리고 한국어 너무 배우기 어려워. (일동 "맞아 맞아") 솔직히 얼마 있을지도 모르는데 배워서 뭐하나 싶었지. 그런데 하루하루 지나다보니 벌써 이렇게 됐네. (웃음) 데얀 말처럼 많이 창피해. 그나마 다행인 건 축구나 생활에서 언어 장벽으로 인한 큰 어려움이 없다는 거지.


아디: 난 통역사를 붙여준 팀이 여기가 처음이야. 세르비아, 스페인, 중국에서 뛸 때 모두 통역사가 없었지. 그래서 그 나라 말을 전부 배워야 했는데,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었어. 몰리나 말대로 8년 동안 한국에서 축구하고 살아가는데 별 지장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였던 것 같아.


에스쿠데로: 어휴. 난 예전에 일본에서 귀화하고 학교를 다녀서 4년 정도 일본어를 배웠는데, 정말 힘들었어.


데얀: 넌 아마 한국어 엄청 빨리 배울 거야. 일본어를 할 줄 아니까.


에스쿠데로: 이제 서울에서 오래 뛸 거니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공부해야겠지.


몰리나: "해.야.겠.지"가 아니라 "해.야.돼!" (일동 폭소)


[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 은퇴해도 한국에 남을 거야


아디: 은퇴는 내가 제일 빠를 테니 내가 먼저 얘기할게. (웃음) 일단 대학에 들어가 체육교육학을 배운 뒤 유소년 지도자가 되고 싶어. 물론 서울에 남게 되면 더 좋겠지만 말야.


몰리나: 난 한국에서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어. 은퇴 하자마자 뭔가 바로 시작할거야. 내가 아직 어떤 면에선 쓸모 있다고 느끼고 싶거든. (웃음) 시간은 많이 있으니 계획을 잘 세워야지.


데얀: 나도 당연히 축구계에 남아야지. 우선 구단과 상의해보지 않을까. 서울에서 스카우트나 매니저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에스쿠데로: 난 이런 말하기엔 너무 어려! (웃음) 글쎄, 아버지가 지도자였기 때문에 나도 같은 길을 걷고 싶긴 해. 아르헨티나 출신에, 일본 국적에, 한국에서 생활까지 했으니 아시아-남미 간 연결고리를 잘 활용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피플+]FC서울 F4 "은퇴 뒤에도 K리그에서..."(인터뷰③)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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