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모든 브랜드에는 스토리(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스토리텔링이 그 첫 단계죠."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는 26일 "생명력 있는 스토리가 없으면 유통, 홍보·마케팅, 고객 만족 등이 뒷받침 돼도 성공하기 힘들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한균 대표는 화장품에 '딸바보 아빠'인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브랜드명도 '아빠가 만든 화장품'이다. 김 대표는 "6개월 연구개발 끝에 유아용 유기농 오일을 개발했는데 때마침 딸아이가 태어났다"며 "이런 이야기를 담아 화장품 밖에 모르는 아빠가 자식을 위해 만든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전략을 폈다"고 말했다. 이른바 아빠 마케팅이다. 김 대표의 진심과 전략은 통했다. 특별한 홍보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소문을 타고 앉은 자리에서 1500개를 팔아치웠다.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블로그 활동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유명세는 현재의 김 대표를 있게 했다. 그는 "화장품이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 화장품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남자가 무슨 화장품이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블로그 활동을 기반으로 취·창업까지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사업 초기 SNS가 홍보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고 했다. '최초의 남성 화장품 블로거'라는 자리를 십분 활용한 것.
김 대표가 내놓은 첫 브랜드도 남성화장품 '완'이었다. 지난해 초 선보인 이후 월 4000만원의 매출을 유지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지만 투자자 없이 혼자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게 내놓은 '김완균 표' 브랜드가 아빠가 만든 화장품. 현재 전국 26개 아기용품 전문 매장에 납품되고 있으며 유아용 오일 외에 샴푸, 로션 등 제품군이 여럿 늘었다.
브랜드도 유아·어린이·청소년·임산부의 4개 카테고리로 나눴다. 온 가족이 쓸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청소년용 여드름(숨바꼭질) 라인은 쏠쏠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래 넉 달 동안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라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전체의 80%나 된다. 그는 "연말에는 전체 제품 라인을 50여개로 늘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라며 "병원과의 제휴도 확대해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까지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위해서는 당장의 손해는 감수할 각오를 해야한다는 것. 그는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병원비 등 고객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맞춰주는 편"이라며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진실되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