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강연·기고 등으로 부수입…장관해도 강연료 받을까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강연과 기고 등으로 3년간 1억6000만원의 부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현 후보자는 2009년 각종 언론사와 사립대학, 정부기관 등 45곳으로부터 모두 8700만원을 지급받았다. 2010년엔 새누리당 정책연구소와 대기업 등 43곳에서 70차례에 걸쳐 4500만원, 2011년엔 3500만원을 챙겼다. 재임한 3년 동안 받은 부수입 1억6000만원은 현 후보자의 연봉 1억27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특히 현 후보자는 자신이 몸담은 KDI에서도 별도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후보자는 강연료 명목으로 KDI로부터 100만원, KDI 산하기관인 국제정책대학원에서 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위 공직자의 강연료 수입 지적이 잇따르자 장관의 경우 시간당 40만원, 차관은 30만원 이상의 강연료를 받지 못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반면 현 후보자 재임 당시 KDI는 국책기관 평가에서 3년 연속 낙제점을 받았다. KDI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3개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 기관장 리더십 평가에서 2009년에 '미흡', 2010년 '보통', 2011년 '보통'으로 평가받았다. 현 후보자 취임 직전인 2008년에는 '우수'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현 후보자가 공직자 신분으로 본업보다 부업에 더 신경을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현 후보자 측은 "원장직 수행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외부 활동을 한 것"이라며 "원장으로서 강연과 기고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현 후보자는 KDI 원장에 취임한 직후 보름동안 대우인터내셔널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월급 875만원을 수령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KDI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주말에 판공비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자 622만원을 반납했다. 현 후보자의 장남 현모(29)씨가 후보자 지명 다음날 48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해 탈루 의혹을 받았다. 현 후보자와 그의 장남에 대한 병역 회피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2011년 솔로몬저축은행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 당시 2억원을 출금한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에 따라 현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다만 장관의 경우 국회 임명동의가 필요하진 않다. 현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청문회 열흘 후 대한민국의 경제수장에 오를 전망이다. 현 후보자 인사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야당은 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문제 삼으며 인사청문회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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