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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론' 펼쳤던 이승한 회장, 홈플러스 경영일선 손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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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like a dog'...미친 듯이 일해서 행복했던 시간"

'구두론' 펼쳤던 이승한 회장, 홈플러스 경영일선 손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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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리더는 현장에서 구두가 닳도록 직접 발로 뛰어다녀야 한다."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고 하면 집무실에 앉아 서류결제나 하는 줄 알겠지만 정작 14년간 하루도 몸 편한 날이 없었다. 개인적인 식사약속도 홈플러스 매장에서 잡았고 현장 직원들을 독려하려 갈 때면 구두소리 나지않게 구두밑창을 고무로 갈아끼워 신고 나섰다. 1999년 홈플러스를 처음 만들 때도 엄청난 발품을 들였다. 지구 12바퀴를 돌아 세계 25개국의 온갖 유통업 형태와 채널을 벤치마킹하고 끊임없이 고객조사를 실시했다. 미친 듯이 일할 수 있어서 진정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일명 '구두론'으로 유통업계에서의 현장경영을 피력한 인물, 점포 개점식 때 신임 점장에게 회장이 직접 구두 한켤레를 선물하는 '홈플러스만의 전통'을 만든 주인공. 바로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얘기다.


14년 동안 홈플러스 대표를 맡은 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CEO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5월 15일부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후임은 대구점장 시절 매장을 방문한 이 회장에게 직접 구두선물을 받았던 도성환 테스코 말레이시아 대표가 맡게된다.

이승한 회장은 1970년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한 이후 회장 비서실 기획마케팅팀장ㆍ신경영추진팀장ㆍ보좌역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999년 테스코와 삼성그룹의 합작 회사인 홈플러스를 창립한 이래 현재까지 유통업계 최장수 CEO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창립 14년만에 연매출 12조원을 달성시키며 홈플러스를 유통 대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유통산업의 문화와 시스템 혁신을 선도하는 경영철학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초청 강연을 하는 등 전 세계에 성공비결과 한국의 유통발전상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아시아 최고 규모의 목천물류서비스센터를 오픈하며 유통업계의 물류혁명을 주도했고 국내 최초로 농수산물 산지직거래를 통해 연간 3500억원 이상의 물품을 구입하며 농어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줬다. 이 회장 스스로 'working like a dog'라고 표현했을 만큼 '미친 듯이' 일했다.


쓴소리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해 2월에는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정책에 대해 "한국경제는 겉으로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안은 빨간 수박 경제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리더십은 영국 테스코 본사에서도 높이 평가됐다. 필립 클락 테스코 그룹 총괄 CEO는 "세계 최초로 가상 스토어를 만들고 10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홈플러스는 해외 사업장 내 가장 성공적인 사업장"이라며 "이 회장은 경영 및 유통에 대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지식과 혜안을 가진 대표로 위대한 리더십 유산을 남겼다"고 극찬했다.


비록 14년간 이끌어온 홈플러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이 회장에게는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 이 회장은 평소 은퇴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Retire'의 사전적 의미는 '은퇴'를 뜻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RE+TIRE'라 말하고 싶다. 새롭게 타이어를 갈아 끼는 것, 바로 새로운 출발이다."


이 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홈플러스 회장직과 e파란재단 이사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 회장 겸 석좌교수와 테스코그룹의 전략경영을 위한 경영자문 역할도 맡는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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