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하락에 신규출점 막히고 해외진출도 못해 3중고
이승한 홈플러스 대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신규 매장 출점이 사실상 가로막힌데다 해외진출도 불가능해 성장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덩치가 큰 데다 국내 유통산업이 하락세로 접어 들어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경기침체로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지역 상인 반발로 합정점 등 신규 매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이마트나 롯데마트와 달리 외국 기업이어서 해외진출을 통한 성장동력을 찾을 수도 없다.
이러한 가운데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 본사가 유럽의 경기 침체 심화로 인한 본사 재정악화 등의 이유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데다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우려 등으로 홈플러스 매각에 나섰다는 관측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테스코는 홈플러스에 투자한 3조원의 회사채를 회수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테스코는 홈플러스로부터 지난해 11월8일 만기인 회사채 3800억원을 8월 29일 조기상환시켰다. 테스코가 보유한 홈플러스의 회사채 2조6500억원 중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1조2010억원에 대해서도 만기연장 또는 차환이 아닌 상환이 이루어진다면 테스코의 매각 의중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홈플러스는 2008년에 3.0%, 2009년에는 3.85%를 배당했으나 2010년에는 10.78%, 2011년에는 14.17%의 배당을 실시해 배당률을 높여가고 있다. 홈플러스의 현금유출이 많아지자 일각에서는 매각을 염두에 둔 몸집 줄이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가 최근 신규출점 담당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다.
또한 홈플러스는 서울 영등포점과 금천점 등 4개 점포에 이어 지난 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선식품 전문 물류센터인 안성 신선물류서비스센터를 KTB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인 KTB칸피던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0호에 937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4개 매장을 세일즈앤드리스방식으로 처분하면서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홈플러스는 매각대금을 사업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테스코의 자금지원 축소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영국 테스코 재무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투자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테스코가 현대백화점과 물밑 매각을 논의 중이지만 테스코의 지분 인수와 현대백화점의 일부 매장 인수 의견이 접점을 찾지 못해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트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현대백화점은 홈플러스를 인수함으로써 정체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마련하려고 한다"며 "할인점에서 신세계에 대항할 기반을 확충하려는 롯데 역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스코는 지난 상반기(3~8월) 세전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2% 줄어든 16억6000만파운드로 집계됐다. 이같은 감소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아일랜드와 유럽 사업부 거래이익은 21% 급감했으며 아시아 거래이익은 2% 감소했다. 지난 12월에는 미국에서 8억5000만 파운드의 손실을 보고 결국 철수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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