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내달 6일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상품 출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예약 접수에 나서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은행들은 특히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자가 9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전 고객 확보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각 영업점에 재형저축을 알리는 팸플릿을 배치하고 '상담 전용 창구'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조만간 재형저축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각 영업점에는 직원 1명당 20~30좌 가량의 할당량을 채워야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에 따라 농협 측은 우선적으로 각 계열사 직원들의 농협 재형저축 상품 가입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총 41개 계열사(경제 25, 금융 16)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재형저축 사전안내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 주부터 각 지점마다 재형저축 상품 출시와 관련해 당행을 이용해달라는 SMS 문자 서비스와 이메일을 고객들에게 발송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3월 초 상품조건이 나오면 "내용을 받아보겠다"는 고객의 사전 예약신청서를 받아둔다는 것이다. 이는 연말 실적 평가에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져 영업점 직원들이 신청 접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각 영업점들은 현재 거래 고객에게 SMS 문자 서비스를 통해 상품 출시를 안내하고 있다. 다만 전체 가입 대상 고객들에게 일괄적으로 이메일이나 DM(직접우편) 등을 통해 알리는 것은 오늘 19일 또는 21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지난주부터 재형저축 상품의 가입 대상 고객들을 리스트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KB국민은행에서는 조만간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영업점에서는 현재 대응 준비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시작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선 지점에 문의하는 고객들에게만 개정된 세법 내용을 소개해주면서 재형저축 상품이 나온다는 것을 안내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에서도 내부적으로 재형저축 상품 고객을 분석 중이다.
은행권이 재형저축상품에 대해 사전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본격화하면서 일부에선 과열 경쟁의 우려도 제기된다.일단 재형저축 고객으로 확보하면,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권에선 초기 비용과 상관없이 재형고객 저축을 선점하고 보자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상품 구조나 금리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상품이 출시될 땐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 은행마다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라며 "은행간의 과당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재형저축 상품은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개인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절세형 저축상품이다. 1995년 정부의 재원 부족으로 폐지됐다가 18년 만에 부활한다. 가입기간은 7년으로 최장 10년 동안 가입할 수 있다. 2015년 말까지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가입 후 3년 간은 고정 금리가 적용되고, 4년차 이후엔 고시금리에 연동해 변동된다. 분기당 적립 한도는 300만원으로 연간 최고 1200만원까지 부을 수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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