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공략 아이디어상품 쏟아져
일일상환·우대금리에 고객 몰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경기침체에 저금리 기조마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쏠쏠한 실적을 거둬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지난해 9월 말 선보인 '매일매일 부자대출'의 판매액은 이달 현재까지 약 넉 달 간 1000억원에 이른다. 평균 대출금액이 5000만원을 밑도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높다.
이 상품의 특징은 대출을 받은 3개월 후부터 원금 10% 이상을 일별로 나누어 자동 상환하는 '일일 상환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만기에 목돈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해소될 수 있다. 또 일별 상환 금액을 고객이 직접 정해 통장에서 자동이체되므로 매일 은행에 들를 필요도 없다. 대출기간은 1년 단위로 최장 10년까지 가능하다. 금리는 최저 연 5.8%이며 중도상환 수수료는 없다.
최근 전자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예금상품은 물론, 대출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월 선보인 'iTouch 패키지'는 'iTouch 우리통장', 'iTouch 그린적금', 'iTouch 우리예금' 등 3가지로 구성된 예금상품이다. 출시 1년이 넘은 현재 iTouch우리통장은 4만5608좌 513억원, iTouch그린적금은 4만2493좌 2554억원, iTouch우리예금은 2만8392좌 375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또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아파트담보대출도 출시해 은행 전 상품에 이르는 iTouch 라인업을 형성했다. 2011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인터넷 전세대출은 현재 1691건 935억원, 지난해 6월 출시한 iTouch 직장인우대 신용대출은 1735건 20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또 지난해 말에는 'iTouch 아파트론'을 출시했다. 이 같은 인기에 농협은행도 최근 '농협인터넷전세론'을 출시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고객이 일정 목표나 소원을 정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인기다. 지난 2011년 12월 말 출시된 신한은행 '미션플러스적금'의 가입좌수는 현재 약 3만8000좌에 이른다. 1년제의 경우 기본금리는 3.3%로 미션 달성을 위한 노력에 따라 최대 4.0%까지 금리 획득이 가능하다.
하나은행 '나의 소원 적금'의 기본금리는 연 3.20%(1년제)로 목표 불입금액 달성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0.4%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달 중순 리뉴얼 출시된 이후 한 달도 안 돼 판매계좌수 1만1514좌, 금액은 23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는 'KB영화사랑적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적금가입 2개월 전부터 만기 2개월 전에 개봉한 한국영화 중 관람객수가 300만명 이상인 경우 연 0.1%p, 500만명 이상인 경우 연 0.3%p, 1000만명 이상인 경우 연 0.5%p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또 영화를 주제로 한 각종 우대이율을 최고 연 1.0%까지 제공해 3년제 기준 최고 연 4.6%의 이율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7월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7만8131좌, 335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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