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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 피스토리우스, 두 얼굴의 사나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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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 피스토리우스, 두 얼굴의 사나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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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애인을 사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측에 강도로 오인했다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뒤늦게 폭로되는 사생활에 그의 '이중성'이 의심되는 형국이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피스토리우스는 14일 오전 3시경(현지시간) 자택에서 애인인 리바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했다. 스틴캄프는 머리·가슴·팔에 총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즉사했다. 사건 현장에선 구경 9mm 권총이 발견됐다. 현재 경찰은 피스토리우스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스틴캄프는 유명 패션모델로 지난해 11월부터 피스토리우스와 연인 사이로 지냈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 측에 "끔찍한 사고"라 주장하고 있다. 스틴캄프를 강도로 잘못 봐 총을 쐈다고 법정에서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역시 현지 언론을 인용, 스틴캄프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그에게 깜짝 방문을 했다 강도로 오인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틴캄프는 사건 14시간 전 트위터에 "여러분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연인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을 준비했나"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몇 년 전 남아공에선 비슷한 선례가 있었다. 2004년 럭비 선수인 루디 비사지가 한 밤 중에 자신의 19세 딸을 차량 도둑으로 오인해 총으로 사살했다. 비극엔 남아공의 높은 범죄율이 한 몫을 한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경찰은 피스토리우스의 사건에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사건 담당인 데니스 뷰케스 경무관은 "그런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 라디오를 통해 처음 들었다"라며 오인 사살 가능성을 일축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비명 소리에 이어 총성이 울렸다는 이웃들의 증언을 확보했으며, 외부 침입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전에도 피스토리우스 자택에서 가정문제로 추정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계획적 범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음주나 마약 투약 여부를 함께 검사할 방침이다.


'살인 혐의' 피스토리우스, 두 얼굴의 사나이였나 [사진=피스토리우스에게 살해당한 스틴캄프의 생전 모습, Getty Images/멀티비츠]


피스토리우스와 스틴캄프를 모두 알던 한 인물은 "둘은 굉장히 행복했으며 어떤 사연도 없어보였다"라며 "완벽한 커플로 보였던 그들이기에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피스토리우스가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기에 믿을 수가 없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코치를 맡았던 안드레아 지아니 역시 "비극적인 사고"라며 "그는 피곤하고 힘들 때도 항상 사람들에게 친절했으며, 그의 폭력적인 모습은 본 적이 없다"라며 그를 두둔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알려지지 않은 폭력성과 여성 편력이 조금씩 대두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2009년 한 파티에서 19세 여성에게 폭력을 가한 혐의로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수차례 치정에 얽힌 스캔들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전 여자친구 사만다 테일러는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착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여자문제에 관해서는 좀 이상한 면이 있었다"라며 "스틴캄프도 그가 데이트 중이었던 유일한 여자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피스토리우스는 평소에도 사격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1월 트위터에 "300m 거리에서 50발을 쏴 96%를 표적에 명중시켰다"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선 권총, 자동소총, 크리켓 배트, 야구 방망이 등을 머리맡에 두고 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근처에서 치안이 가장 안정된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강도 침입이 걱정된다는 이유였다.


피스토리우스는 '스피드 광'이기도 하다. 평소 오토바이나 자동차로 도로를 폭주했고, 2009년에는 쾌속정을 타고 바알 강을 달리다 충돌해 코·턱·갈비뼈 등에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그가 술을 마셨단 목격자가 있었지만 사건 직후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살인 혐의' 피스토리우스, 두 얼굴의 사나이였나


한편 피스토리우스는 그간 전 세계적으로 '인간 승리의 상징'같은 존재였다. 선천적으로 양다리에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났지만 칼날 모양의 탄소 재질 보철 다리를 착용해 육상선수로 변신, '블레이드 러너'란 애칭이 따라붙었다. 장애인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12 런던올림픽에선 장애인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육상 400m 준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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