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재정위기에 처한 스페인이 중고 전투기 판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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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전문매체 플라이트글로벌에 따르면,스페인 정부는 페루측에 18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초기형을 매각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영국과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공동개발한 전투기로 스페인이 매각하려는 기체는 비행시간 600시간 정도의 중고다.
매각 제안 가격은 대당 4500만 유로(미화 61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이는 도입초기 단가 6480만 파운드(미화 1억1470만 달러)에 비하면 약 60% 수준이다.
스페인측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초기형 기체 18대 전부를 계약체결 1년안에 인도할 계획이다.스페인은 초기형을 포함해 45대의 타이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논의를해온 스페인 정부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지난달 중순 페루 방문시 제안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스페인이 전투기 매각에 나선 것은 다름아닌 재정적자 때문이다.영국이 예산삭감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해 도입 5년도 안된 초기형 타이푼 55대를 지난 2011년 조기퇴역 시키기로 한 것과 같다.
스페인은 지난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4%를 기록,목표(5.3%)를 크게 빗나갔다.부족한 돈은 국채를 발행해서 메웠다.재정위기라 신용도가 낮아 비싼 금리를 물었다.
스페인은 올해 재정적자 목표를 GDP의 4.5%로 잡고 있지만 실제 적자는 GDP의 약 6.3%로 예상되고 있다. 약 3%포인트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지출을 크게 줄이거나 세수를 대폭 늘려 300억 유로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둘 다 쉽지 않다. 실업자가 600만명,실업률이 지난해 11월 26.6%에 이를 정도로 경기침체가 심각하다.올해 성장률은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세수확대는 꿈도 꾸기 어렵다. 중고 전투기를 포함해 돈이 될 만한 것을 팔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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