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실패의 연속이었다. 진구는 사랑도 취업도 모두 실패했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중이던 옥외광고 회사에서도 월급을 받는데도 실패했다. 하지만 그의 실패가 거듭될 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즐겁기만 했다.
4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극본 설준석, 연출 박기호 이소연) 1회에서는 이태백(진구)이 한 광고회사 면접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지방대 중퇴에 형편없는 토익점수 등 그의 스펙은 보잘것 없었지만, 패기만은 그 어떤 지원자보다 월등했다.
태백은 면접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미 그는 취업을 확신하기까지 했다. 가뿐하게 면접을 끝낸 태백은 한껏 고조된 기분으로 옥외광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기 바빴다.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끝냈지만, 결국 또 월급은 들어오지 않았다. 태백은 광고회사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갔지만, 오히려 담당자라며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 그토록 그리던 첫사랑 고아리(한채영)였다. 그리고 아리는 자신이 기대했던 예전 첫사랑의 모습이 아니었다. 구질구질한 과거를 잊겠다며 복희에서 아리로 개명까지 했다. 구질구질한 사람까지 잊겠다면서.
태백은 가슴이 쓰렸다. 애써 냉정을 유지하려 했다. 이후 월급을 받아내기 위해 태백은 자신이 직접 광고 시안을 만들어 아리가 있는 회사에 제출했다. 태백은 자신이 낸 광고가 채택되지 못했다고 들었지만, 결국 태백의 광고는 버젓이 옥외광고판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광고를 본 태백은 그저 아무 말도 없었다.
또 태백은 취업을 확신했던 광고회사에 결국 입사하지 못했다. 이날 태백은 첫사랑도 취업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얻는 것에도 모두 실패했지만, 그런 그의 실패를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그저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의 실패들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한층 더 즐거운 반전이 되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태백에게는 새로운 사랑도, 회사도 생길 것이다. 그 대상이 누가 될지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실패에 마냥 안쓰러운 눈빛을 보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긍정 에너지 넘치는 태백이 과연 시청자들에게도 그 에너지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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