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의 고위 간부 2명이 사임했다. 지난해 여름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로 얼룩진 오점을 지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크리스 루카스(52)최고재무책임자(CFO)와 마크 하딩(55) 법률자문위원은 이날 오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후임자가 정해지는 다음 달게 퇴직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발표는 지난해 여름 취임한 안토니 제킨스 CEO가 쇄신안을 제시한 뒤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루카스 CFO와 하딩 위원은 오랜기간 이 은행에서 일한 베테랑으로 전임 CEO인 로버트 다이아몬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전 CEO는 지난해 리보 금리 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인정돼 사임했다.
이 때문에 두 명의 고위 간부의 사임도 곤경에 처한 은행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딩은 바클레이즈와 규제 당국간의 관계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는 지난해 영국재정청(FSA)과 영란은행(BOE)이 다이아몬드를 축출하는데 독소가 됐다는 평가다. 하딩의 규제 당국에 대한 주요 전달자 역할은 최근 은행이 두 명의 고용한 것과 관련 조사를 받았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연름 BOE 관료 출신인 데이비드 워커를 신임 회장으로 고용하고, FSA의 청장 출신인 헥토르 산타스를 준법관리부서장으로 채용했다.
루카스 CFO는 재무재표상 위험한 자산을 보이지 않도록 금융 조작한 사건에 깊게 연루됐다. 최근 루카스와 다른 전현직 간부들이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영국 정부로부터 구제 금융을 피하기 위해 중동 투자자들에게 불법 투자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두 고위 간부의 사임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킨스 CEO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루카스와 하딩의 사임은 은행을 위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루카스 CFO는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에서 은퇴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하딩도 “지금 순간이 내가 결정해야 할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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