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세수는 정당보조금폐지,담배세인상으로 충당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언론 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재집권하면 마리오 몬티 총리정부가 긴축조치의 일환으로 2012년에 부과한 주택세를 폐지하고 주택세금을 이탈리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로스코니는 지난 2008년 총리에 세 번째로 당선되자 선거공약 실행차원에서 주택세를 폐지했으나 몬티가 2011년 집권하고 이탈리아가 부채위기에 빠지자 부활시켰다.
올해 76세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탈세에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서도 정치일선 복귀를 노리고 있다.
그는 좌파에 동조하는 검사들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밀라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주택세가 이탈리아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해서 소비재 구입을 줄이고 투자를 중단해 침체에 빠진 이탈리아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주택세가 이탈리아 가계의 근심걱정이자 미래의 두려움이라면서 이 세금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벽돌공과 자물쇠장수,전기공 등 36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소유자들이 납부한 40억 유로(미화 54억 달러)의 세금 반환으로 생기는 세수손실은 정당에 대한 정부 지원 폐지,담배와 복권같은 필수재가 아닌 재화에 대한 세금인상,스위스내 이탈리아인들의 금융상품에 대한 소득세 부과 등으로 메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용절감 차원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도 포함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소속한 중도 우파 자유인민당은 오는 24일과 25일 치러질 선거에서 중도좌파 정당을 바싹 뒤쫓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경제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데다 이탈리아사람들이 몬티 정부가 가한 희생에 대한 피로현상을 보이자 베를루스코니는 지난해 말 몬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예정보다 두달 일찍 총선이 실시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몬티는 “참 훌륭하다.그는 오랫동안 통치하면서도 소득세 인하를 포함해서 아무런 약속도 지킨 게 없다”고 비난하고 “베를로스코니는 네 번째로 총리에 당선되고 싶어하지만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기억력은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를루스코니는 그의 당이 집권하면 총리가 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있지만 이날 최고 보좌관이 허락만 한다면 경제장관이 될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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