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린가운데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갱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회의가 언제 어디서 진행됐으며 김 제1위원장이 회의에서 내린 '중요한 결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기구 위에 당이 있는 권력구조를 가진 북한에서는 모든 최종 결정이 노동당에서 이뤄지며 특히 군부 및 국방 관련 문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에서 당 중앙군사위 소집 사실이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은 이날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 위원들과 인민군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켓군을 비롯한 대연합부대의 지휘성원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김 제1위원장이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맞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소집하고 "실제적이며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는 제3차 핵실험을 사실상 예고한 국방위원회 성명이 발표된 직후에 열렸으며 이 협의회 이후 1주일 만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핵실험이 이뤄질 곳으로 지목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서쪽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남쪽 갱도에서도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로 추정되는 작업들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남쪽 갱도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풍계리의 서쪽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핵실험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소식통은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 모두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남쪽 갱도의 작업 동향이 교란용일 가능성도 있어 정밀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달 31일 진해항에 입항한 미국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기만전술인지 밝히기는 어렵다. 정확한 의도가 포착되지 않게 하려는 것인지, 실제로 핵실험을 준비하는 모습인지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 풍계리 동쪽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할 때 가림막을 설치했으나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쪽 갱도는 폐쇄됐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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