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쇠고기 시장 호주·미국·뉴질랜드산 순
미국산 2008년 수입 재개후 꾸준히 늘어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에서 소비되는 쇠고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3년 광우병 발병으로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는 2008년 수입 재개 이후 4년 연속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의 '2012년 쇠고기 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에서 소비된 쇠고기는 모두 48만6000t으로 이 중 52%인 25만1500t이 외국에서 들어왔다. 국내 쇠고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해외산이 점령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국내산 쇠고기는 지난 한 해 총 23만4500t이 판매돼 전체 소비의 48% 수준에 그쳤다.
현재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 뉴질랜드, 칠레, 우루과이 등 7개국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수출국이 4개국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초 캐나다에 이어 하반기에 칠레와 우루과이가 차례로 국내 쇠고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출국이 7개국으로 늘었다.
해외산 중에서는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호주산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수입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 미국산(39.6%), 뉴질랜드산(10.1%), 캐나다산(0.8%), 멕시코산(0.5%) 순이다.
지난해 초 9년 만에 수입이 재개된 캐나다산 쇠고기는 작년 한 해 수입된 물량이 2000t 정도로, 당초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 시장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칠레산과 우루과이산도 지난해 말부터 수입이 허용되긴 했지만, 수입량이 극히 적어 시장 점유율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해외산은 미국이다. 2003년 광우병 발병으로 중단됐다가 2008년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는 2008년 첫 해 23.8%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 2009년 25.3%, 2010년 36.9%, 2011년 37.2%, 2012년 39.6% 등 4년 연속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가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존에 수입되던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의 점유율은 지난 한 해 1~2%포인트씩 낮아졌다.
한국수입육협회 관계자는 "국내산과 맛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저렴한 수입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놓고 해외산 쇠고기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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