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위해 직장 쉬는 워킹파파"…작년 30% 급증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 한 해 자녀를 돌보기 위해 휴직한 남성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남성이 전체 '육아 휴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남성 근로자는 모두 1790명에 달했다. 전년도인 2011년 1402명에 비해 27% 증가한 수치다.
육아휴직은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전 자녀를 키우는 근로자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 중에는 고용센터에서 월 통상임금의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를 육아휴직급여로 지급한다.
이같은 육아휴직 제도는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나 임금보전 등 지원 제도가 없어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 이후 14년 뒤인 2001년 11월 고용보험기금에서 육아휴직 급여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남성 육아 휴직자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1년 2명뿐이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2년 78명, 2003년 104명, 2004년 181명, 2005년 208명, 2006년 230명, 2007년 310명, 2008년 355명 등 서서히 증가했다. 이후 2009년 502명, 2010년 819명, 2011년 1402명 등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남성 육아 휴직자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전체 육아휴직자(지난해 6만4069명)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채 3%가 안된다. 육아 휴직자 대부분이 여성이란 뜻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008년 1.2%, 2009년 1.4%, 2010년 2%, 2011년 2.4%, 지난해 2.8%로 각각 집계됐다.
2007년 기준 스웨덴 남성의 육아휴직제도 이용률이 21%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남성의 육아휴직 제도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8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무급 3일이던 배우자 출산휴가를 최대 5일(3일은 유급)로 확대하는 등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는 내달 2일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여성에게만 육아를 전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무엇보다 남성들이 육아를 분담한다는 자세를 가져야하고, 여기에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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