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대기업 길들이기 대상 아니다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데스크칼럼]대기업 길들이기 대상 아니다
AD

최근 한 대기업이 국회와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를 두고 새 정부가 이 대기업을 사정 1순위로 찍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오너 딸의 빵집 영업에 대해 새 정부가 일찌감치 고깝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시중에 떠오는 얘기의 핵심이다.


새 정부의 사정 대상 1순위로 거론됐던 또 다른 기업은 자사로의 화살이 경쟁사를 향하는 것에 대해 일단 안도하는 눈치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MB 정부가 이 회사에 대규모 사업을 승인해준 것에 대해 특혜 논란이 있었고, 새 정부가 이를 짚고 넘어갈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이들 기업 외에 MB정부와 가까웠던 몇몇 대기업들도 새 정부의 사정을 피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들이 시장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박근혜 당선인이 중기 대통령을 자처하고 난 마당에 대기업 사정 얘기가 나돌다보니 대기업들로서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을 '국민기업'으로 보는 박 당선인의 시각이 드러난 터라 대기업들의 걱정은 더 크다.

박 당선인은 당선 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대기업들은 국민기업의 성격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기업'이라는 의미가 모호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다"는 그의 모두 발언을 살펴보면 의미는 명백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8.15 해방과 6.25 전쟁을 전후해 태동했지만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닦았다. 박 당선인은 어린 시절부터 청와대에서 재계 총수와 아버지가 만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에 그치지 않고 국가 지원을 거론한 것은 '아버지가 대기업을 만들어줬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당선인의 '국민기업' 발언을 '아버지가 대기업을 만들어줬으니 이제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 직후인 28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서 재벌총수들을 부정축재자로 몰아 수갑에 묶은 채 연행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들은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는 결의를 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박 의장의 길들이기 이후 양측은 밀월관계로 변했다. 이들은 경제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박 의장의 요청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경제개발의 산파역을 했다.


박 당선인의 '국민기업' 발언이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기업관과 오버랩되는 것은 기우일까? 당선 이후 행보를 보면 박 당선인은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 부전여전이다. 한번 한 말은 꼭 밀어붙여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 총수 불법 행위 처벌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벌 총수 연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기업들이 '국민기업' 발언을 선전포고로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행위야 대기업 총수나 일반인이나 처벌해야 하지만 대기업 총수라서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불평등이다. 아울러 배임혐의의 적용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아전인수식 법 적용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입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수갑 채우는 식으로 기업을 길들이려 한다면 큰 오산이다. 시장에서 왜 사정 1, 2, 3순위 기업이 거론되고 있는 지 곱씹어봐야 한다. 해당 기업을 위축시키는 근거 없는 1, 2, 3 순위 루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도 선행돼야 한다.


시대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박 당선인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은 길들이기의 대상이 아니다. 대기업도, 총수도 우선은 같이 가야 할 국민대통합 대상 중 하나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