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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기업 길들이기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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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기업 길들이기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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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기업이 국회와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를 두고 새 정부가 이 대기업을 사정 1순위로 찍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오너 딸의 빵집 영업에 대해 새 정부가 일찌감치 고깝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시중에 떠오는 얘기의 핵심이다.


새 정부의 사정 대상 1순위로 거론됐던 또 다른 기업은 자사로의 화살이 경쟁사를 향하는 것에 대해 일단 안도하는 눈치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MB 정부가 이 회사에 대규모 사업을 승인해준 것에 대해 특혜 논란이 있었고, 새 정부가 이를 짚고 넘어갈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이들 기업 외에 MB정부와 가까웠던 몇몇 대기업들도 새 정부의 사정을 피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들이 시장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박근혜 당선인이 중기 대통령을 자처하고 난 마당에 대기업 사정 얘기가 나돌다보니 대기업들로서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을 '국민기업'으로 보는 박 당선인의 시각이 드러난 터라 대기업들의 걱정은 더 크다.

박 당선인은 당선 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대기업들은 국민기업의 성격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기업'이라는 의미가 모호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다"는 그의 모두 발언을 살펴보면 의미는 명백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8.15 해방과 6.25 전쟁을 전후해 태동했지만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닦았다. 박 당선인은 어린 시절부터 청와대에서 재계 총수와 아버지가 만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에 그치지 않고 국가 지원을 거론한 것은 '아버지가 대기업을 만들어줬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당선인의 '국민기업' 발언을 '아버지가 대기업을 만들어줬으니 이제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 직후인 28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서 재벌총수들을 부정축재자로 몰아 수갑에 묶은 채 연행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들은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는 결의를 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박 의장의 길들이기 이후 양측은 밀월관계로 변했다. 이들은 경제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박 의장의 요청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경제개발의 산파역을 했다.


박 당선인의 '국민기업' 발언이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기업관과 오버랩되는 것은 기우일까? 당선 이후 행보를 보면 박 당선인은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 부전여전이다. 한번 한 말은 꼭 밀어붙여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 총수 불법 행위 처벌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벌 총수 연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기업들이 '국민기업' 발언을 선전포고로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행위야 대기업 총수나 일반인이나 처벌해야 하지만 대기업 총수라서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불평등이다. 아울러 배임혐의의 적용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아전인수식 법 적용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입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수갑 채우는 식으로 기업을 길들이려 한다면 큰 오산이다. 시장에서 왜 사정 1, 2, 3순위 기업이 거론되고 있는 지 곱씹어봐야 한다. 해당 기업을 위축시키는 근거 없는 1, 2, 3 순위 루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도 선행돼야 한다.


시대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박 당선인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은 길들이기의 대상이 아니다. 대기업도, 총수도 우선은 같이 가야 할 국민대통합 대상 중 하나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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