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애플 아이폰의 인기가 식고 있다는 우려가 수치로 확인됐다. 실적 발표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0.5%나 추락하며 459달러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해 4·4분기(2012회계년도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478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5000만대에 미달하는 수치다. 아이패드는 2290만대가 팔려 예상치를 충족시켰지만 핵심 제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은 뼈아프다.
비록 매출이 18% 늘어난 545억달러에 달했지만 이 역시 월가의 예상치에도 못미치는 결과다. 주당 순이익은 13.81달러, 이익규모는 131억달러로 당초 2%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긍정적이었지만 과거 애플 답지 않은 실적이다. 애플의 이익이 줄어든 것도 10년여만이다. 애플의 분기 순이익은 2003년이후 매번 10% 이상 증가해왔다.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새로운 맥 컴퓨터를 선보이고도 통상 수익성이 가장 좋은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달한 것은 분명 큰 변화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연말 특수를 앞두고 제조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1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애플은 1분기 매출 예상치를 410~430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의 예상치 455억달러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이익전망치는 아예 제시하지도 않았다.
결국 애플의 향후 성장 전략과 신규 제품 발표에 대한 의구심만 키웠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이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급성장과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속도가 주춤한 것도 애플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팀 쿡 최고경영자에게 실적 증가세를 입증한 새로운 히트상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업체 스턴어지의 셔 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 실적은 문제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한다. 당분간 애플에 대한 의문의 눈길이 가시지 않을 듯 하며 주가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미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경질론이 불거지고 있다.
공급망관리 전문가인 쿡 CEO 대신 디자인 전문가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애플 이사회가 쿡 CEO보다 일을 더 잘 할 적임자 물색에 나서야 한다고 최근 주장하며 아이브 부사장을 거론했다.
애플 디자인을 총괄해온 아이브 부사장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아이브 부사장은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책임지고 있다.
포브스는 "아이브 부사장에게 애플을 관리할 능력이 충분한지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애플의 강점인 디자인이 공급망관리 보다 중요하다"며 쿡 CEO보다 아이브 부사장에게 무게를 실어줬다.
자기 전문 분야인 공급망관리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쿡 CEO 체제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잡스가 쿡을 CEO 자리에 올렸지만 애플 이사회는 과연 쿡이 애플 수장으로 적임자인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