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첫 번째 목표는 일단 신인왕."
201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괴물 루키' 김효주(18)가 뜬다. 지난해 가장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던 선수다. 올해가 프로 무대 첫 시즌이지만 이미 지난해 KLPGA투어 2승을 거둔 당당한 챔프다. 지난해 4월 아마추어신분으로 롯데마트여자오픈을 제패한 게 출발점이다. 2개월 뒤 일본으로 건너가 산토리레이디스에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사상 최연소(16세332일), 18홀 최소타(61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또 다시 정상에 섰다.
사정이 이쯤 되자 KLPGA투어 역시 김효주에게 풀시드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7월 당초 아마추어 우승자에게는 정회원자격만 주던 규정을 이듬해 투어시드까지 주는 '김효주법'이 탄생했다. 10월 프로로 데뷔한 김효주는 12월 중국에서 2013시즌 정규투어로 열린 현대차 차이나레이디스에서 프로 입문 2개월 만에 곧바로 우승컵을 챙겨 KLPGA투어 역사상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진기록까지 작성했다.
김효주로서는 1승을 안은 유리한 고지에서 시즌을 출발하게 된 셈이다. 단기간에 갖가지 기록을 수립하면서 후원 계약도 엄청났다. 올해 대원외고 3학년에 진학하는 고교생이지만 국내에서 여자 선수 중 최고의 금액으로 스폰서십을 체결해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궜다. 각종 인센티브를 제외한 연간 계약금만 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다.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만들어진 탄탄한 기본기가 가장 큰 무기다. 간결하고 리드미컬한 스윙이 일관성이 있다. 여기에 강한 승부근성도 김효주의 강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에 초청받는 등 국제무대를 많이 경험해 실전에서의 멘탈도 강하다. 김효주는 "실수는 빨리 잊고 스코어에도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며 루키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김효주는 "프로로 전향하자마자 우승해 기쁘지만 안주하지 않고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더했다. 목표는 일단 신인왕이다. "놓치면 평생 기회가 없는 상인만큼 꼭 타이틀을 따내겠다"면서 "이어 최저 평균타수상도 받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시즌 내내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해야만 가능한 일인 만큼 1년 농사를 위해 들이는 공도 대단하다.
현재 태국에서 담금질이 한창이다. 스코어에 결정적인 퍼팅과 숏게임에 전념하고 있다. 저녁 시간에는 유연성 강화와 함께 강도 높은 체력훈련이 더해진다. 지난 시즌 해외 무대까지 밟으면서 체력 부담을 절감했던 탓이다. 2월 말 귀국해 오는 3월7일 중국 하이난에서 개막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월드레이디스에 초청선수로 나선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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