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가 동백꽃잎을 바라본다. 붉은 주전자에 동백꽃잎이 수놓아져 있다. 봄이 오고 있다. 여인인물, 새, 나뭇가지, 반닫이 등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규방가사(閨房歌辭)의 소재들이 비단에 석채로 표현됐다.
임서령 작가의 전시가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갤러리 한옥에서 열린다. 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림들이 소개된다.
평론가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는 임 작가의 이번 전시를 "여백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운용, 그리고 색채에 대한 섬세한 표현은 작가의 화면을 객관적 현실에서 주관적 공간, 즉 관념의 가상공간으로 변환시키고 있다"며 "이는 마치 달을 그리지 않고 달을 표현하는 것처럼 작가가 표현한 형상들 이면에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그림을 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인데, 김 교수는 "탈색된 듯 정제된 색채의 구사와 독특한 공간 운용이 작가가 대상자체가 아닌 또다른 것을 주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했다. 따뜻한 봄을 알리는 까치의 인사와 동백꽃의 만발에는 문학적 서정성이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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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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