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체) 의장이 유로화 환율 급등을 경고한 가운데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융커 의장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재계지도자 모임에 참석해 “지난해 유로존이 붕괴 위기에 놓였을 때 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면서 “결국 유로존이 여러 관계자들의 많은 노력으로 더 안정을 찾았으나, 유로화 환율이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고 언급했다.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외환시장 현지시간 오후 5시 전 거래일 대비 0.6% 하락한 유로당 1.3306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인 14일 장중 유로당 1.3404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2월29일 이후 최고점까지 뛰었으나 융커 의장의 발언 이후 1.3264달러로 0.9% 하락해 이달 3일 이후 일일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로 대비 엔 환율도 14일 유로당 120.13엔으로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았으나, 15일 장중 전일대비 1.8% 떨어진 유로당 117.60엔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지난해 말 그리스에 대한 추가지원 등으로 유로존 위기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을 배경으로 유로화는 달러 대비 지난 6개월간 10%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0일 기준금리 동결 발표에서 “최근의 경제지표 동향을 볼 때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보다 안정을 찾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유로화 목표환율에 대한 정책은 없으며 장기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유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5일 “유로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유로존 회원국들의 경쟁력을 역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일 것”이라면서 “유로 약세로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유로존 각국 정부가 공조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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