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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원망스럽다" 자살시도한 쌍용차 직원 유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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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치권의 부실 매각만 없었어도, 구조조정한 회사를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정리해고된 동료들의 투쟁방향만 올발랐어도..."


8일 밤 자살을 기도한 쌍용자동차 조립2라인 근무자 류모(50)씨의 유서에는 그간 류씨가 겪어온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원망, 쌍용차의 어려운 현실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23년간 쌍용차에 근무해온 류씨는 자살 시도 직후 노동조합 산업안전보건실 허현진 실장의 긴급조치로 죽음은 막았으나,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9일 가족의 동의 하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공개한 류씨의 자필 유서는 A4용지 6장 분량으로, "존경하는 사장님 그리고 조합장님께 드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류씨는 유서 서두에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즐거움으로 회사발전에 기여해왔다"며 입사 23년차에 대한 감회를 기록한 후, "정부와 금융자산공사, 산업은행이 앞장서 3000억원씩 흑자나는 회사를 부실매각하고 회사 담보나 받아 부실화시키고 급기야 떠나가는 사태"라고 쌍용차의 현주소를 언급했다. 단 류씨가 유서에 쌍용차 사태와 관련된 금융기관을 산업은행으로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조흥은행이었다.


그는 "현장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동료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며 "제대로 된 지원은 커녕 아직도 정상화에 발목을 잡는 정치권과 노동계"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꼬집었다.


또한 "국정조사도 한다는데 그 이전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전전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을 지고 지원과 회사 장래를 약속받게 되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정치권 및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구했다.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류씨는 "해고된 동료들이 그렇게 공장에 돌아오길 원한다면 자금지원에 동력을 쏟아 회사 정상화에 앞장서야 하는데 신차 출시시장이나 모터쇼에서 시위를 해 회사 이미지나 영업에 방해행위"라며 "정말이지 통탄스럽고 가슴아플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 때 지급되지 않으며 고통이었다"며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며 살아도 쌀이 떨어져 아이들 라면 먹인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구조조정 이후 경제적 어려움도 밝혔다.


특히 "정치권의 부실매각만 없었어도, 구조조정한 회사를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정리해고된 동료들에 투쟁방향만 올발랐어도 무잔업에 라인, 죽어있는 조립2팀이 아니었을텐데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고 쌍용차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거듭 언급했다.


류씨는 "죽어서도 쌍용인으로 남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 최고의 쌍용차가 되길 기원하며 지키겠다.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다"고 적은 후 마지막으로 "여보 미안해.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고생만 시켜서...아이들을 부탁해"라고 가족들의 안위를 당부했다.


류씨의 가족과 쌍용차 노사는 이번 자살시도 배경이 왜곡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가족 동의하에 유서내용을 공개키로 했다. 노동조합측은 "류 조합원이 꼭 살아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한쪽 방향만을 놓고 갈등을 유발한다면 쌍용자동차노동조합이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회사의 공식입장 표명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지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정치권에 의해 쌍용차가 휘둘린다면 쌍용차 조합원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씨의 초기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동공이 열린 상태로 뇌신경에 대해서 장담하기는 힘들며 회복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신장 기능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소견을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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