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15조원대 코스피200 지수선물 이상 주문과 관련한 현금 증거금 납부가 완료되면서 당장의 지수 충격은 일단 피한 시장이 남은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을 급격하게 청산할 경우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완만한 손절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KB투자증권은 약 3100억원 규모의 현금 증거금 납부를 완료했다. 전날 오후 2시께 코스피200 지수선물 268.20포인트에 매수호가 주문이 12만계약까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일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이는 홍콩계 운용사의 직접주문전용선(DMA) 계좌 전산오류에 따른 주문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은 시장가 주문이 아닌 지정가 주문이어서 당장의 지수 충격이나 베이시스(현·선물간 가격차) 영향은 없었으나 총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 가운데 약 2만5000계약이 KB증권을 경유해 실제 체결로 이어졌다.
해당 계약의 현금 증거금은 9%인 3100억원으로 이날 정오까지 납부돼야 했다. 야간선물에서도 팔지 않아 오전 중 포지션 대량 청산에 따른 지수 충격이 우려됐으나 증거금 납부로 이같은 우려는 덜게 됐다.
그러나 이제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 청산에 따른 지수 영향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큰 규모인 만큼 청산기간과 방식에 따라 베이시스 약화와 차익매물로 인한 지수하락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서서히 포지션 정리를 해 나가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원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급격하게 포지션을 정리한다면 선물지수 하락, 베이시스 급락, 차익매물 출회, 지수 하락의 악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포지션 정리시 손실 금액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급격한 정리보다는 완만한 손절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후 2시49분 현재 외국인은 지수선물 시장에서 1만1227계약을 매도하고 있으며 미결제약정은 마이너스(-)1만5580계약 수준이다. 2포인트를 웃돌던 베이시스는 장 후반 이론 베이시스(1.37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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