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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日 시골마을 반찬가게로 세븐일레븐도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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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日 시골마을 반찬가게로 세븐일레븐도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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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일본 센다이 시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그만 시골 마을 아키호초가 있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의 인구는 고작 4700여명 정도다. 마을 대부분의 상권은 온천에 놀러 오는 관광객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런데 이 시골마을에 일본의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주목하는 '반찬가게'가 있다. 80평쯤 되는 지역의 슈퍼마켓 '주부의 가게 사이치'다. 세븐일레븐 등 주요 유통기업을 비롯해 600여개가 넘는 기업이 사이치의 장사 비결을 배우려고 몰려든다. 가게의 명성은 이미 전국구다. 이 가게에서 파는 경단을 사기 위해 명절에는 도쿄에서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손님이 밀려온다.


 '줄서서 먹는 반찬가게'는 1979년부터 사이치를 경영해 온 사토 게이지 사장이 직접 경영 비결을 풀어놓은 책이다. 원래 사이치는 사토 사장의 할아버지가 시작한 조그만 상점이었다. 일용품과 잡화, 관광 기념품 따위를 팔았다. 존폐의 위기에 허덕이던 가게는 사토 사장에 이르러 변신을 시도한다. 출발이 된 것은 반찬이었다. 슈퍼마켓에서 반찬을 팔지 않던 30여년 전부터 사토 사장은 직접 만든 반찬으로 수익창출을 꾀한다. 현재 반찬은 사이치의 전체 매출 50%를 차지하는 효자품목이다. 보통 슈퍼마켓에서 반찬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그친다. 반찬이란 대개 만들기 까다로운 데다가 재고율과 폐기율도 높다. 그러나 사이치는 정반대의 성공을 일궈냈다. 영역확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일본 각지에서 사이치의 노하우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까닭이다.

 이 책은 거대 자본 바깥의 영역에 놓인 자영업이 생존하는 길을 보여준다. 가장 큰 요인은 철저한 지역화였다. 사이치는 손님이 원하는 반찬이면 무엇이든 만들어 판다. 먹고 싶다고 요구하는 반찬을 즉석에서 조리해주기도 한다. 반찬 종류만 500가지가 넘는다. 주말이면 2만 개가 팔려나가는 팥소 입힌 찹쌀경단 '오하기'도 근처에 사는 손님의 부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넉넉한 크기에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105엔. 반찬도 다른 가게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원가가 오르면 농가와의 직접계약과 박리다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가격은 유지한다. 지역의 소득이 오르지 않는 한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사토 사장의 철학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 주민과의 강력한 유대가 형성되면서 대기업이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적시에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근처에 대형 매장이 들어서면 오히려 매출이 오른다. 대형 매장을 찾은 고객이 사이치에도 들러 '사이치만의 상품'을 사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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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관리에 있어서도 작은 가게만이 발휘할 수 있는 꼼꼼함을 보여주고 있다. '주부가 한 것보다 맛있는 반찬'이라는 소박한 목표는 말 그대로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드는 정성으로 이어진다. 재료는 전부 질 좋은 것을 쓰고 조미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거기에 '주부'의 알뜰함을 더하면 대기업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버릴 식재료가 하나도 없다. 가격이 낮아도 수익률이 높은 배경이다. 가게의 매출과 일일 손님 수, 날씨 등의 정보도 30년째 자기만의 대차대조표에 손으로 적어 관리해오고 있다. 일견 과학화된 경영비법과 동떨어진 운영 철학을 가지고 거기 합당한 방식으로 자신의 80평 슈퍼마켓을 지휘해가는 사토 사장의 모습은 우후죽순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이 된다. 작은 가게가 특별할 수 있는 이유, 장수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부의 가게 사이치'는 잘 알려준다.

사토 게이지 지음/김경은 옮김/김영사/1만 2000원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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