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17일 열리는 선댄스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잡스(jOBS)'. 말그대로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생애를 그리는 영화다.
이 영화에는 1976년 출시된 애플 1을 비롯해 잡스의 인생에 함께 했던 여러 애플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몇 장의 공개된 스틸컷을 놓고 전 세계 IT 매니아들의 열띤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 영화는 1971년부터 2000년까지 스티브 잡스의 행적을 그린다. 당연히 스티브 잡스가 동료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집안 창고에서 애플 컴퓨터를 개발하는 모습도 나온다. 지난 해 5월 있었던 영화의 크랭크인은 잡스가 컴퓨터를 개발했던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의 양부모 집 창고에서 이뤄졌다.
잡스가 개발한 애플 1 컴퓨터는 요즘처럼 완제품이 아니었다. 키보드도 없는 일종의 모듈 개념에 가까웠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오동나무케이스에 싸인 애플 1 컴퓨터 사진은 다른 소비자가 구매한 후 직접 제작한 것이다.
영화 속에선 워즈니악이 나무판 위에 얼기설기 애플1 컴퓨터와 카세트 기억장치, 모니터 등을 연결해 놓은 '벌거숭이' 애플1 컴퓨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976년 4월 스티브 워즈니악이 연속되는 숫자를 좋아하는 바람에 '666.66' 달러에 판매된 애플1 컴퓨터는 38년후인 현재 고가의 골동품이 됐다. 2010년 소더비 경매에서 약 4억원에, 지난해 한 독일 경매장에선 약 6억9300원에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선댄스 영화제측이 공개한 '잡스'의 홍보 사진에는 주인공 스티브 잡스 역을 맡은 배우 애쉬튼 커쳐가 사무실 책상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담았다. 그의 옆에 단색 모니터의 애플2 컴퓨터가 있다. 벽면에는 잡스의 좌우명인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의 일부인 'THINK'라는 글씨가 보인다.
1977년에 출시돼 애플2 컴퓨터는 휴렛패커드 출신의 디자이너 제리 마녹의 작품이다. 플라스틱 케이스에 모니터와 키보드가 일체형으로 들어간 이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년만에 애플사의 매출액이 77만달러에서 4900만달러로 63배나 뛰게한 효자상품이다.
영화 잡스의 홍보사진에는 애쉬튼 커쳐가 매킨토시를 안고 있는 사진도 있다. 이른바 '뚱뚱한 맥(fatmac)'이라고 불리우는 매킨토시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이다. 1984년 출시된 매킨토시 컴퓨터는 세로형 디자인으로 사람 얼굴 모양을 닮았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이외에도 전세계 애플 팬들은 5만대만 팔린 실패작 '애플3', 매킨토시의 전신격인 PC '리사',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세운 '넥스트(NeXT)'사의 컴퓨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1996년 애플로 복귀하고 2년 후에 등장했던 동글동글한 디자인의 '아이맥 G3'도 깜짝 카메오로 기대되는 1순위 컴퓨터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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