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즉시 인사철회해야”... 강도높은 청문회 예고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으로 관여한 첫 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협의를 거쳐 지목한 이동흡(사진·62·사법연수원 5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다. 이 후보자가 박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놓은 '탕평' 인사는 커녕 성향과 지역 등에서 한쪽으로 편향된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은 4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부적절한 인사'로 규정하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 "전형적인 TK(대구경북) 인사"라면서 "그는 헌법재판관때 내린 판결을 보면 개탄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박 당선인이 평소 말하던 '통합형'과 완전 배치된다"면서 "역대 재판관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인사가 통합의 길로 갈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문 절차를 밟으면서 (이 당선자) 모든 것을 낱낱이 알려서 즉시 잘못된 인사를 철회하도록 하겠다"며 강도높은 청문회를 예고했다.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재임중 강경 보수 성향의 판결을 내린 점이 적지 않은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미네르바’ 처벌 합헌 결정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인터넷 선거운동 금지 ▲친일 재산 국가 귀속 반대 ▲BBK 진상규명 특검 반대 전력 등을 문제삼고 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보수 편향적 인물"이라면서 "말하기조차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동향 출신 인사를 사법기관 수장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7년 개헌 이후 6차례의 대법원장 인사와 4차례의 헌법재판소장 인사를 살펴봐도 역대 대통령들은 자신과 다른 지역 출신 인사를 후보자로 지명했다. TK 출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충남 출신의 김덕주 대법원장과, 같은 지역 출신의 조규광 헌법재판소장 등을 임명했다. 포항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 양승태 대법원장을 임명했다.
이 후보자는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부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법원장 등을 거쳐 2006년 9월 헌법재판관에 선임돼 2012년 9월까지 역임했다.
국회는 빠르면 2주 안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틀간의 청문회를 열게 된다. 이후 경과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 이 후보자의 최종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신임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는 이번 달 말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6년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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