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측근들과만 상의…불통인사·검증부족 지적 나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을 오는 4~5일께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깜깜이 인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 당선인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인수위 구성에 매진 중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를 "(후보자들이) 인수위원으로서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선 작업이 지나치게 비밀리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박 당선인은 철통보안을 강조하며 몇몇 측근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인사 문제를 상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관계자들조차 인선안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대변인단 인선, 27일 1차 인선에서도 이 같은 '밀실 인사'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 중 윤창중 대변인,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윤상규·하지원 청년특별위원 등은 과거 전력이 불거져 야권으로부터 '밀봉 4인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불통 인사' '검증 부족' 등의 지적에도 박 당선인은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인사가 미리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에 거부감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지난 2011년 말 비대위원 인선이 하루 전에 보도되자 "어떤 촉새가 나불거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 '촉새'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 박 당선인 측근들은 인수위 인선에 관해 일절 함구한다. 지난 17대 인수위에 비하면 이번에는 눈에 띌 정도로 분위기가 조용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17대 때는 일부 인선 내용이 미리 외부에 공개됐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조해진 의원은 지난달 31일 MBN에 출연해 "인사는 원칙적으로 보면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며 "(박 당선인의 인사가) 계속 문제가 된다면 예비 후보자들을 공개해서 언론과 여론의 검증을 받는 절차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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